최근 부동산정책에서는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거래를 제한하는 수단이 거듭 활용되고 있다.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규제지역을 넓히거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는 방식이다.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규제가 필요할 수 있지만, 규제가 쌓이면 정상적인 거래와 주거 이동까지 위축될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2025년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은 이런 정책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이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됐고, 고가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강화돼 금융과 거래에 대한 규제가 동시에 적용됐다. 이후 시장에서 의도한 정책 효과가 나타났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시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26년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은 전월보다 2.50% 상승했다. 상승 폭은 2021년 6월 이후 가장 컸다. 반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월 8,951건에서 6월 5,265건으로 41.2% 감소했다. 거래가 크게 줄면서도 가격은 오른 것이다.
수요가 사라지기보다 가격대별로 옮겨가는 흐름도 확인됐다. 7월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15억원 이하 주택의 비중은 81.2%로, 전월보다 4.9%포인트 높아졌다. 서울시는 고가주택 거래 집중이 완화된 점과 대출 규제에 따른 중저가 실수요 거래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대출 규제의 효과를 살필 때는 전체 거래량뿐 아니라 수요가 어느 가격대와 지역으로 이동하는지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매매시장뿐 아니라 임대차시장도 중요하다. 6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은 전월보다 1.28% 상승해 4개월 연속 1%대 오름세를 보였다. 7월에는 전세 거래가 8,204건, 월세 거래가 8,082건으로 각각 50.4%, 49.6%를 차지했다.
전월세 가격 상승과 월세화, 거래 감소를 모두 최근의 대출·거래 규제 탓으로 볼 수는 없다. 금리와 가계의 지불능력, 전세사기 이후 보증금 반환 위험에 대한 인식,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월세 비중이 늘어나는 현상도 상당 기간 이어진 구조적 변화로 볼 수 있다.
그렇더라도 매매를 어렵게 한다고 주거 수요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매수하지 못하거나 매수를 미룬 수요가 임대시장에 남을 수 있으며, 전세 공급이 부족하면 월세나 반전세 수요가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정책 효과는 매매가격과 거래량만이 아니라 전세·월세 가격, 임대차 매물,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과 주거 이동성까지 아울러 평가해야 한다.
토지거래허가제의 실거주 의무를 둘러싼 최근 보완 과정도 살펴볼 만하다. 정부는 지난 5월,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무주택자가 매수할 때 기존 임대차계약을 고려해 실거주 의무를 최대 2년간 유예하도록 적용 범위를 넓혔다. 이 특례는 2026년 12월 31일까지 접수되는 토지거래허가 신청에 한시 적용된다. 국토교통부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매수 기회를 넓히고 매물 잠김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추가 보완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거주 의무 유예의 확대와 유예 조치 연장, 임대차계약 갱신 허용 등이 검토 중이다. 다만 이는 확정된 정책이 아니라 추가 보완을 논의하는 단계다.
이 과정은 거래 규제가 강하고 광범위할수록 정상적인 매매와 기존 임대차관계를 보호하기 위한 예외·유예 규정이 다시 필요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규제를 만든 뒤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예외를 덧붙이는 일이 반복되면 제도가 복잡해지고 거래당사자의 예측 가능성도 낮아질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제는 투기 거래가 성행하거나 지가가 급격히 오를 우려가 있는 지역에 적용하는 강한 거래 규제 수단이다. 사유재산을 처분할 때 행정청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일정한 이용 의무도 부과하는 만큼, 실제 투기 위험과 시장 상황뿐 아니라 실수요자의 거래와 임차인의 주거 안정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규제가 복잡해질수록 부동산 거래 현장의 부담도 커진다. 토지거래허가 대상 여부와 절차, 실거주 요건, 거래신고, 자금조달계획과 대출 가능 여부에 관한 문의가 중개 현장에 집중된다.
공인중개사가 거래전문가로서 법령상 거래·이용 제한사항을 정확히 확인하고 설명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개별 거래의 최종 허가 여부나 금융기관의 대출 승인처럼 행정기관 또는 금융기관이 판단할 사안까지 개업공인중개사의 책임과 혼동되지 않도록 제도를 명확히 설계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정부는 8·13 대책에서 수도권 주택공급 촉진, 재개발·재건축 사업 속도 제고, 비아파트 공급 생태계 복원, PF 금융지원, 청년·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대한 금융지원 등을 제시했다. 투기 자금 관리는 유지하면서 주택공급과 실수요에는 금융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방향도 밝혔다. 수요 규제만으로 주택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동산 거래량 감소를 곧 시장 안정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거래가 줄어드는 와중에 가격이 오르고, 수요가 특정 가격대나 지역으로 이동하며 임대차시장 부담이 커진다면 정책 효과와 부작용을 함께 분석해야 한다. 규제를 완화할 때 생길 수 있는 투기 수요나 가계부채 확대 가능성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부동산시장 안정은 거래를 억제하는 것과 같은 뜻이 아니다. 투기 수요 억제, 실수요자의 정상적인 거래와 주거 이동, 충분한 주택공급, 전월세시장 안정, 거래당사자가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는 제도가 함께 작동해야 지속 가능한 시장 안정에 가까워질 수 있다.
앞으로 부동산정책을 논의할 때는 가격과 거래량이라는 일부 지표에만 머물지 말고 공급과 수요, 매매와 임대차, 규제의 효과와 부작용, 공인중개사 등 거래 참여자가 부담하는 제도적·실무적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