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년여 만에 서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 11곳을 새로 선정했다. 강남권이 처음 포함됐고, 신규 후보지를 통해 서울에서 1만8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사업성과 주민 참여 의향을 심사해 실제 추진 가능성이 높은 곳을 골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규 후보지 중 6곳은 역세권형이다. 용산 효창공원앞역 북측, 서초 이수역 동측, 광진 아차산역 동측, 구로 오류동역 남측, 성북 성신여대입구역 북측, 양천 염창역 남측이 선정됐다. 서초구 방배동 이수역 동측은 4·7호선 환승역 인근 2만2997㎡ 부지에 918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송파구 올림픽공원 인근에는 935가구가 계획됐다. 서초·송파구가 후보지에 포함된 것은 처음이다.
제도 개선으로 주민들이 사업성을 높일 여지가 생긴 점도 후보지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부터 역세권과 저층 주거지의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3종 일반주거지역·준주거지역 법적 상한 용적률의 최대 1.4배를 적용할 수 있다. 용적률을 높여 일반분양 물량을 늘리면 주민 분담금을 낮출 가능성도 커진다.
정부가 사업성과 주민 참여 의향을 함께 심사한 데는 기존 사업의 부진도 배경으로 꼽힌다. 2021~2022년 서울에서 발표된 1기 후보지 55곳 가운데 현재 추진 중인 곳은 34곳이며, **21곳(38.2%)**은 추진 과정에서 제외됐다. 올해 8월 기준 추진 중인 34곳 중 후보지 단계는 3곳, 예정지구는 8곳, 지구 지정은 16곳이다. 사업계획 승인을 마친 곳은 대부분 없고, 인천 제물포를 제외하면 착공한 곳도 없다.
기존 사업은 조합 설립과 관리처분계획 등 일부 절차를 줄였지만, 대지 지분이 작거나 종전 자산가치가 낮은 곳이 적지 않아 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었다. 공사비 상승도 변수다. 공급 가구와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도 공사비가 오르면 주민의 추가분담금이 커질 수 있다.
행정 절차에서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협의가 관건이다. 국토부가 지구 지정을 맡고 사업계획 승인 권한은 서울시에 위임돼 있어, 지구 지정 뒤 사업계획을 확정하려면 두 기관의 절차가 이어져야 한다. 기존 사업지에서는 불광근린공원 등 5곳과 고덕역의 사전기획협의 일정이 연기되기도 했다. 국토부는 지난 7월 서울시에 지구 지정지 11곳과 사업승인 신청지 2곳의 후속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신규 후보지를 2027년 상반기 예정지구로 지정하고 2030년 하반기 착공한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공사비 상승으로 추가분담금이 커지면 주민 부담이 커질 수 있으며, 지구 지정과 사업계획 승인에 필요한 시간을 조정하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민간 재개발이 어려운 역세권이나 노후 저층 주거지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주도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조합 설립과 관리처분계획 등 일부 절차를 생략하고 용적률 특례를 적용하며, 2021년 도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