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달 임차인 김씨가 임대인 임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임씨가 3079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확정했다.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뒤 제3자에게 집을 임대하려면,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과 임대의 불가피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보증금 6억6000만원에 2년 임대차계약을 맺고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에 살았다. 계약 종료 4개월 전 갱신 의사를 밝혔지만, 임씨가 실거주하겠다며 갱신을 거절해 김씨는 계약 종료에 맞춰 퇴거했다. 임씨는 이후 해당 아파트에서 1년 2개월간 거주한 뒤 제3자에게 보증금 8억 2000만원에 임대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이나 직계존속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갱신됐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하면, 임대인은 갱신거절로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김씨는 임씨가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아파트를 임대했다며 소송을 냈다. 임씨는 다른 부동산의 임차인 6명이 보증금 6억 9028만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해 부득이하게 임대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임씨가 주장한 보증금 반환 문제가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이라고 보고 임씨의 손을 들어줬다. 임대차계약을 금지하면 임씨가 약 3억원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하고 아파트를 매도하는 등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게 된다고 판단했다.
2심은 다른 부동산의 보증금 반환채무가 이미 성립해 있었고 반환 시점도 예상할 수 있었다며 3079만원 배상을 명했다. 대법원은 임씨가 주장한 사정은 갱신거절 당시 예측 가능했고, 제3자 임대가 불가피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2심 판단을 유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