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은 조합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후보자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가 내린 당선무효결정이 무효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2026.7.23. 선고한 판결(2025가합20907)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권한과 절차, 당선무효 사유의 존재 여부와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을 함께 살폈다.
기존 조합장의 사임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전체 선거인 505명 가운데 원고는 260표, 상대 후보는 240표를 얻었다. 상대 후보가 선거공보와 인터넷 카페 게시글 등이 선거관리규정을 위반했다며 이의를 제기하자, 선거관리위원회는 원고에게 소명을 요구한 뒤 당선을 무효로 결정했다.
법원은 당선무효가 당선인의 지위뿐 아니라 그 후보를 선택한 조합원들의 의사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관련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조합 규정은 선거관리위원의 임기가 당선자 공고와 동시에 끝나고, 선거관리 서류를 조합에 인계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법원은 선거가 끝난 뒤 기존 위원들이 당선무효를 결정할 권한이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봤다.
법원은 당선무효를 5일 이내 결정하도록 한 규정에 기산점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더라도, 당선자 공고 시점부터 기간을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의 결정은 그 기간을 넘겨 이뤄졌고, 당선인에게 구체적인 사실관계 대신 규정 조항과 서약서 위반만 제시한 점도 절차상 문제로 봤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원고가 선거공보에 ‘2028년 입주 실현’, ‘조합원 분담금 2억원 이상 인하’, ‘사라진 조합재산 약 1,650억원 환수’ 등을 기재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법원은 공약은 당선 뒤 추진할 사업이나 목표를 제시하는 성격이 있다며, 장래 실현이 불확실하거나 표현이 단정적이라는 사정만으로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공약 형식이라도 현재의 객관적 사실을 명백히 왜곡했다면 달리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선거관리규정은 후보자 등록 이후의 사전선거운동을 당선무효 사유로 정했다. 법원은 문제된 게시글 가운데 후보자 등록 전에 작성된 것은 해당 규정에 따른 당선무효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선거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실만으로 선거나 당선의 효력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며, 위반으로 선거인의 자유로운 판단이 방해되고 선거의 자유와 공정이 현저히 침해돼 실제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살펴야 한다. 법원은 원고와 상대 후보의 득표 차이가 20표였다는 점 등을 고려해 문제된 행위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선무효 여부는 각 조합의 정관과 선거관리규정, 문제된 행위의 구체적 내용과 선거 결과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법원은 선거 종료 뒤 당선의 효력을 다툴 때 단순한 규정 위반 여부뿐 아니라 선거관리위원회의 권한과 절차, 위반 행위가 결과에 미친 영향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