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주택을 찾는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가 몰렸던 노원구에서 매매와 전세 매물이 줄고 있다. 저렴한 매물이 소진된 뒤에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 희망 가격 차이가 커 거래도 뜸해진 모습이다.
현장 공인중개사들은 7월까지 이어진 생애최초 매수 행렬 이후 신규 매물과 거래가 감소했다고 전했다. 상계주공 3단지 인근에서는 저렴한 매물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매수자가 있지만 물건이 없어 거래가 쉽지 않고, 전세 매물도 부족하다는 설명이 나왔다.
노원구는 상대적으로 대출 부담이 덜한 10억원 이하 단지가 많아 청년층 실수요가 집중된 지역이다. 8월 생애최초 매수인은 604명으로, 신축 대단지 등기 신청이 몰린 강동구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이 가운데 약 76%가 20~30대였다. 7월에도 생애 첫 주택을 산 617명 중 78%가 2030세대였다.
중개업소들은 방문 고객의 6070%가 신혼부부나 예비 부부였고, 67월 계약 10건이 모두 신혼부부 거래였다고 전했다. 투자자보다 실제 거주할 집을 찾는 수요가 중심이 되면서 13평·17평 등 소형 평형 매물이 먼저 소진됐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거래 10건 중 절반 이상은 집을 본 당일 계약으로 이어졌다.
매수자 상당수는 대출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했다. 대출을 최대한 받은 경우도 적지 않았으며, 의정부에서 전세로 살다가 대출을 이용해 노원구 주택을 매수한 부부 사례도 전해졌다.
매물 부족과 수요 집중 속에 17~18평대 소형 주택 시세는 6억원대 중반까지 올랐다. 일부 호가는 7억원대 중반에 이르지만, 현장에서는 호가와 실제 거래가격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계주공 3단지 24평형(전용면적 58㎡)은 지난해 9월 7억1000만원에 거래된 뒤 올해 3월 8억8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고, 지난달 21일에는 8억3500만원에 팔렸다. 현장 호가는 9억5000만원까지 나왔다.
매수자는 이전 수준의 급매를 기다리고, 매도자는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서 매매가 줄다리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개업소는 양측이 생각하는 가격 차이가 5~10% 정도라고 전했다.
한국부동산원의 9월 셋째 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계·월계동을 중심으로 전주보다 0.37% 올랐다. 전세가격은 0.47% 상승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매매와 전세 매물이 함께 감소하면서 11월 이사철을 앞둔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노원구 등 비강남권의 청년층 매수 수요가 높아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