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헤럴드머니페스타 2026’ 강연에서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의 분담금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낮아야 6억원, 일반적으로 8억원 수준까지 올랐고 이제 10억원을 넘어서는 조합들도 등장하고 있다”며 “평균 분담금 10억원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평균 5억원을 예상했던 때와 비교하면 이제 5억원이면 감사해야 할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공사비 상승과 금리, 규제 강화가 겹치면서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가려내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평당 공사비 1000만원을 넘는 일이 드물지 않고, 한강변 초고층 단지뿐 아니라 사업시행인가 후 착공을 앞둔 현장에서도 공사비가 1000만원을 웃돈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과 예산 확대 기조에 따라 공사비 부담이 조합원에게 전가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금융 규제도 사업 추진의 부담으로 꼽았다. 6·27 대책 이후 기본 이주비 대출 한도가 줄어 조합들이 시공사 신용공여를 통한 우회 대출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 경우 금리가 기본 이주비 대출보다 2~3%포인트 높다고 설명했다. 이주부터 철거·시공까지 5~6년이 걸리는 동안 조합원 1인당 추가 금융비용이 수천만원에서 억 단위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서울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주택 수를 채우는 비아파트 공급이 아니라 실수요자가 원하는 양질의 아파트인 ‘유효공급’이라고 강조했다. 재개발·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정비사업을 배제하고는 수도권 주거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비사업 구역의 추진 가능성을 판단할 기준으로는 사업성·입지·분담금 납부능력을 제시했다. 용적률 인센티브나 종상향 효과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내놨다. 종상향 과정에서 기부채납으로 땅의 **20%**를 내놓아야 해 실질적인 연면적 증가가 기대보다 작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대별 대지지분도 주요 판단 요소로 꼽았다. 전용면적 84㎡ 기준 평균 대지지분은 **12.5평(약 41㎡)**이며, 현재 대지지분이 12평에 못 미치면 사실상 1대 1 재건축을 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북권이나 수도권 외곽의 용적률 250% 초과 구축 단지 중 대지지분이 8~10평에 불과한 곳은 향후 분담금이 10억~12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일반분양과 조합원분양 수입으로 공사비 총액을 감당할 수 있어야 사업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이 공사비에 미치지 못하면 부족분은 조합원이 부담해야 한다. 완공 후 예상 시세가 분담금을 뒷받침하지 못하거나 조합원이 납부 능력을 갖추지 못한 지역은 사업이 멈출 수 있다며, 막연히 신축을 기대하기보다 대지지분과 입지, 조합의 사업 추진 여력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