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500세대 미만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서울 주요 정비구역 조합장들이 반대 성명을 냈다. 서울시정비사업연합회는 13일 서울시청 앞 기자회견에서 권한 이양이 난개발과 사업 지연을 부를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서울시 65개 정비구역 조합장과 추진위원장으로 구성됐다.
연합회는 정비사업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구역 지정 이후 자치구가 맡는 인허가 절차를 들었다. 신속통합기획 도입 뒤 구역 지정 기간은 5년 이상에서 2년 안팎으로 줄었지만, 추진위원회 승인과 조합설립, 사업시행, 관리처분 단계에서 지연이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공사비 상승과 사업성 부족에 따른 주민 의사결정의 어려움도 지연 요인으로 꼽았다.
권한이 25개구로 나뉘면 인접 구역의 계획이 달라지고, 반대 민원이나 인허가권자의 편의에 따라 큰 구역이 분할될 수 있다고 연합회는 우려했다. 구역이 작아지면 공원·도로·주민편의시설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고 분양성과 사업성이 나빠져 조합원과 입주민에게 부담이 돌아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치구별 기준과 처리 속도 차이가 갈등과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밝혔다.
연합회는 통합심의 운영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시 통합심의에는 건축·경관·교통·환경 분야 전문위원 약 30명이 참여하지만, 각 자치구가 별도 위원회를 구성하면 수백 명의 전문인력이 필요해 심의가 늦어지고 위원 구성 비용이 조합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연합회는 성명에서 지정 권한 이양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추진위원회 승인부터 관리처분인가까지 단계별 처리기한과 이를 지킬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에는 신속통합기획 등을 강화하고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으며, 제도 변경 때 조합과 추진위원회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