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방 공공분양 잔여세대의 입주자를 찾기 위해 청약 자격을 대폭 완화하고 있다. 최초 공급에 이어 추가 모집을 진행했는데도 물량이 남으면서, 주택 보유자도 신청할 수 있는 공고가 나왔다. 수도권에서도 잔여세대 모집이 이어지고 있다.
원주 공공분양, 세 번째 입주자 모집
9월 28일 LH는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무실동·판부면·흥업면 일대 원주무실지구 A-2블록 공공분양주택의 자격완화 추가 입주자모집 공고를 냈다. 모집 물량은 182세대다. 지난해 9월 첫 모집과 올해 4월 잔여세대 191세대 추가 모집에 이어 세 번째 모집이다.
단지는 총 560세대 규모이며, 이 가운데 공공분양은 295세대다. 전용면적별로는 74㎡ 88세대, 84㎡ 207세대다. 분양가는 74㎡ 3억5699만~3억7978만원, 84㎡ 4억419만~4억2999만원이다. LH는 KTX 원주역과 육민관중·고등학교, 대형마트, 원주시청 등을 주변 장점으로 소개했다.
최초 모집에서는 295세대 중 113세대만 신청해 182세대가 잔여 물량으로 남았다. 이번 공고는 만 19세 이상 성년자와 법인이 신청할 수 있으며, 주택 보유 여부와 거주지역, 입주자저축 가입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 소득·자산 기준과 과거 당첨 여부도 적용하지 않고, 기계약자와 부적격 당첨자도 신청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공분양은 해당 지역의 무주택세대구성원을 대상으로 하고 입주자저축 가입자에게 우선 공급한다. 원주무실 A-2블록 추가 모집에서는 이런 기본 청약 자격을 적용하지 않았다.
수도권에서도 잔여세대 모집
공공분양 잔여 물량은 지방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LH는 9월 23일 인천가정2지구 B2블록 공공분양 308세대 중 252세대를 대상으로 잔여세대 모집 공고를 냈다. 전체의 약 **82%**가 남은 것으로, 이 단지는 4월 전체 물량을 처음 모집한 뒤 7월에도 234세대 추가 모집을 진행했다.
LH 청약플러스에는 9월 들어 원주무실 A-2블록과 인천가정2 B2블록 외에도 시흥하중 A-4블록, 광주전남혁신 빛가람LH1단지, 광주효천2 LH천년나무6단지, 익산평화 공공분양주택, 대전대동2 1BL 등의 잔여세대 모집 공고가 올라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9134가구로 한 달 전보다 917가구, 1.3% 증가했다. 수도권은 1.7% 감소했지만 지방은 2.5% 늘어난 4만9998가구로, 전국 미분양의 **72.3%**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의 인프라와 산업·일자리 기반이 부족해 신규 주택을 소화할 실수요가 제한적이라고 본다. 교통·교육·생활편의시설이 충분하지 않으면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아도 수요를 끌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반면 수도권에서는 서울 접근성이나 교통망 확충 등 개발 호재가 있는 곳에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
LH가 올해 초 발표한 ‘숫자로 보는 2025년 LH 공공주택 청약’ 자료에서 지난해 공공분양 경쟁률은 과천주암 154대 1, 고양창릉 104대 1, 하남교산 87대 1로 집계됐다. 같은 공공분양이라도 입지에 따라 수요 차이가 컸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요에 맞지 않는 공급이 공공분양 잔여세대의 원인이라고 진단하며, 지방으로 인구와 산업이 유입되기 전에는 민간·공공 모두 미분양 해소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기관 2차 이전도 지방에 인구가 정착할 환경을 마련해야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