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앞역 북측을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로 지정한 뒤, 인근 빌라의 호가가 오르고 매수 문의가 늘었다. 다만 집주인과 매수자의 가격 차이가 커 실제 거래는 뜸한 상황이다.
효창공원앞역 북측은 역세권을 고밀 개발하는 주거상업고밀지구 유형이다. 후보지 면적은 9만3262㎡로, 서울의 신규 후보지 11곳을 합친 공급 예상 규모는 1만8000가구다. 이 가운데 이곳에는 약 4040가구가 들어설 계획으로, 양천구 염창역 남측에 이어 공급 규모가 두 번째로 크다.
후보지 발표 뒤 효창동에서는 매수 문의가 늘고 일부 집주인이 내놓았던 매물을 거둬들였다. 대지지분 5평 이하는 기존 거래 가격이 3.3㎡당 1억1억3000만원, 510평은 1억원정도였다는 중개업소 설명과 함께, 후보지 선정 뒤 평균 호가가 대략 10% 높아졌다는 말도 나왔다.
호가 상승에도 매수자와 집주인이 생각하는 가격 차이가 커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평균 6억6억5000만원에 거래되던 투룸 빌라에 10억, 12억을 부르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매수자들은 7억7억5000만원 정도라면 살 의향이 있지만 집주인 호가와 간격이 크고, 매물도 거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후보지 선정은 사업 확정을 뜻하지 않는다. 정부는 이달 후보지별 주민설명회를 열고 내년 상반기 예정지구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예정지구 지정일로부터 1년 내 토지 등 소유자 3분의 2 이상과 토지면적 2분의 1 이상 동의를 확보해야 본지구 지정이 가능하다.
주민 반응은 소유 주택과 대지 규모 등에 따라 엇갈린다. 개발 이익을 기대하는 빌라 소유주들은 환영하는 반면, 월세 수익이 끊길 수 있는 다가구주택 소유주와 대지지분이 큰 주택 소유주 사이에서는 반발이 나왔다. 월세 수익이 매달 1000만원에 이르는 집주인들이 개발을 반길 이유가 없다는 중개업소 관계자의 말도 나왔다.
효창공원앞역 일대에서는 지난 7월 본지구 지정이 끝난 효창공원앞역 인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원효로1가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이주와 착공 일정, 분담금, 임대아파트 비율 등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모으는 일이 과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용산구에 대규모 후보지가 지정된 것은 서울시의 추진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민간보다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지만, 소유주와 입주권 산정 기준을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함께 지정된 후보지에는 양천구 염창역 남측, 강서구 화곡역 동측, 서초구 이수역 동측 등이 포함됐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상반기 수도권을 대상으로 추가 후보지 공모를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