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13 공급대책 후속 조치로 수도권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낸다. 국토교통부는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건축물의 가구수와 연면적 비율 기준을 완화하고, 일부 사업 절차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절차를 줄여 공급 속도를 높이고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취지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단기간에 주택 공급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내놨다.
국토부는 지난 16일 주택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상업지역·준주거지역 주상복합 건축물의 가구수 기준을 300가구 미만에서 500가구 미만으로 완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기준은 2030년 12월 31일까지 한시 적용된다.
연면적 비율 기준도 기존 90% 미만에서 100% 미만으로 낮춘다. 국토부는 도심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기준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적률을 활용하기 위한 조치라며, 세대수 기준 때문에 용적률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입지별 수요에 따라 상가와 주택 비율을 조정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전국적으로 상가 공실률이 높아지는 점을 고려해 상가와 주택의 최소 비율을 정하지 않았다. 주거 수요가 높은 곳은 주택 비율을 높이고, 인근에 상업 단지가 있는 곳은 상가 비율을 늘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는 300가구 이상이거나 연면적 비율이 90% 이상이면 사업계획승인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절차가 길어져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국토부는 기준 완화로 절차를 간소화해 수도권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주상복합 건축물은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곳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아 주택 수요를 감당하기에 적합하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토지 용도를 분리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복합용도 개발이 흐름이 됐다며, 온라인 상거래가 활성화된 상황에서 주택 비율을 높이는 것은 단기적인 주택 공급 부족을 해결하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상가 과다 공급이 문제인 만큼 개정안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고, 특히 역세권 주택 공급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주택 비중을 크게 높일 수 있어 사업성에 도움이 되고, 사업성이 불분명해 검토 단계에 머물던 일부 사업장이 추진을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개정안은 보완책에 그쳐 전체 주택 공급에는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출과 자금 조달 여건이 빡빡하고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분양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며, 일부 사업장에는 도움이 되더라도 전체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시장을 크게 바꾸기보다 보완책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절차 간소화로 품질 심의 등 공적 관리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기존 절차에 포함된 검증 단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