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9월 상승률은 2%대로 낮아졌지만, 8월 물가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린 통신요금 기저효과가 사라진 점을 고려하면 물가 오름세는 다소 확대됐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2일 이지호 부총재보 주재로 본관에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조사국장과 경제통계1국장, 물가고용부장 등이 참석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전월의 3.1%보다 0.2%포인트 낮다. 상승률은 4월 2.6%에서 5월 3.1%, 6월 3.2%로 오른 뒤 7월 2.8%, 8월 3.1%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보상으로 휴대전화 요금을 50% 할인했다.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8월 휴대전화료 상승률은 26.8%까지 올랐지만, 할인 효과가 사라진 9월에는 0.1%로 떨어졌다. 공공서비스 가격 상승률도 8월 6.5%에서 9월 1.5%로 둔화했다.
한은은 휴대전화료 기저효과가 8월 소비자물가를 0.6%포인트, 근원물가를 0.8%포인트, 생활물가를 1.1%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제외해 단순 계산하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 수준으로, 9월의 2.9%보다 낮다. 근원물가도 기저효과를 제외한 8월 2.6%에서 9월 2.8%로 상승폭이 커졌다.
8월과 비교한 9월 상승률 변동에 대한 품목별 기여도는 근원 품목이 0.46%포인트 하락 요인이었다. 농축수산물은 0.18%포인트, 석유류는 0.02%포인트, 가공식품 등 기타 품목은 0.05%포인트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8월 14.2%에서 9월 14.8%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두바이유 가격은 8월 평균 배럴당 88.8달러에서 9월 113.7달러로 뛰었다. 다만 최고가격제가 유지돼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63.2원에서 1858.5원으로 소폭 내렸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0.3% 하락해 하락폭이 8월의 2.6%보다 줄었다. 일부 채소류 작황 부진으로 채소 가격은 8월 9.7% 하락에서 9월 보합으로 바뀌었고, 축산물 상승률은 1.5%에서 3.7%로 확대됐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8% 올라 전월 3.4%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한은은 비용 압력이 근원 품목으로 전이되면서 개인서비스 가격이 항공료와 여행비 등을 중심으로 3.5%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으로 전자제품 등 내구재 가격 상승률도 8월 4.1%에서 9월 4.9%로 높아졌다.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 소멸로 8월 3.2%에서 9월 2.5%로 낮아졌다. 일반인의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7월 이후 3개월 연속 2.7%를 유지했다.
한은은 근원 품목의 오름세가 이어져 10월 물가도 3% 안팎의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호 부총재보는 “향후 소비자물가는 중동전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비용충격 전이, 수요측 압력 확대 등으로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갖고 물가 상황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