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5년 이내인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이 8년 사이 크게 늘었다. 특히 3억원 이상 대출 비중이 확대됐고, 주택을 보유한 부부에서 고액 대출 비중이 높은 현상은 이른바 ‘영끌’ 매수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7천900만원으로, 전년보다 5.0% 증가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6년의 7천778만원과 비교하면 130.1% 늘어난 수치다.
대출잔액에는 제1·2금융권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 기업 대출이 포함된다. 중앙값은 대출잔액이 있는 부부의 대출액을 크기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에 놓이는 값이다.
대출잔액 중앙값은 2017년 9천만원, 2018년 1억원으로 상승했다. 부동산 경기 상승세와 함께 2021년에는 1억5천만원을 넘어섰고, 2022년 1억6천만원대에 이어 2023년에는 1억7천51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올해 집값·전셋값이 잇따라 오르고 결혼 관련 비용도 꾸준히 늘면서 대출잔액 중앙값이 더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 구간별로는 고액 대출 쏠림이 두드러졌다. 3억원 이상 대출 비중은 2016년 5.3%에서 2024년 24.0%로 4배 이상 확대됐다.
같은 기간 1천만원 미만 대출 비중은 8.8%에서 4.6%로 줄었다. 1천만3천만원 미만은 14.7%에서 5.7%로, 3천만5천만원 미만은 12.1%에서 5.6%로 각각 낮아졌다. 소액 대출 비중은 감소하고 고액 대출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주택 보유 여부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2024년 주택을 소유한 초혼 신혼부부 중 3억원 이상 대출을 받은 비중은 33.2%로, 주택 미소유 부부의 16.7%보다 거의 두 배 높았다.
주택 보유 부부의 대출액 중앙값은 2024년 2억2천824만원으로, 주택이 없는 부부의 1억4천160만원보다 8천664만원 많았다. 주택 보유 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2016년 1억1천200만원에서 8년 새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여기에는 신혼부부가 보유한 주택의 가액이 높아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 거주하는 유주택 신혼부부 가운데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 총액이 6억원을 넘는 비율은 2015년 5.9%에서 2024년 31.4%로 상승했다.
맞벌이 부부와 외벌이 부부 사이에도 차이가 있었다. 2024년 맞벌이 부부의 대출액 중앙값은 1억9천800만원으로 외벌이 부부의 1억5천787만원보다 4천만원 이상 많았다.
3억원 이상 대출 비중도 맞벌이 부부가 28.0%로 외벌이 부부의 18.8%보다 높았다. 소득이 안정적인 맞벌이 가구에서 대출 규모를 더 늘리는 경향이 나타났다.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8천826만원으로 무자녀 부부의 1억6천950만원보다 많았다. 3억원 이상 대출 비중 역시 자녀가 있는 부부가 26.8%로 무자녀 부부의 21.1%를 웃돌았다. 자녀 양육비와 주거 규모 확대가 대출 부담을 함께 키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경우 중장년층보다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고 자산 축적 기간도 짧은 신혼부부의 이자 상환 능력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7월과 8월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금리는 3.0%까지 높아졌다. 올해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과 같은 연 3.18%였다. 코픽스는 올해 4~7월 넉 달 연속 상승해 2024년 12월의 3.22%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