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고 임대 매물이 줄면서 보증금을 더 내더라도 기존 집에 머무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비슷한 조건의 전셋집을 다시 구하기 어렵다는 우려에 재계약을 택하는 것이다. 주택 공급 부족과 다주택자 규제 강화, 실거주 중심 정책 기조가 맞물린 가운데 서울 아파트 전세계약 두 건 중 한 건이 갱신계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전세계약 7만 7264건 가운데 갱신계약은 3만 9224건으로 50.8%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1%보다 9.7%포인트 상승했다. 2023년 27.15%, 2024년 31.26%였던 갱신계약 비중은 최근 빠르게 확대됐다.
기존 집을 나와 다른 전셋집을 구하는 거래는 크게 줄었다. 갱신계약을 뺀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지난해 1~8월 6만 1321건에서 올해 3만 8040건으로 38.0% 감소했다. 전체 전세 거래 감소율인 25.7%보다 감소 폭이 컸다. 세입자들이 새 집으로 이동하기보다 현재 집에 머물면서 전세 시장의 이동성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난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거론된다. 토지거래허가제에 따른 실거주 의무와 다주택자 규제로 민간 전세 공급이 위축된 데다 대출 규제도 강화돼 세입자의 주거 이동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규 주택 공급 부족까지 겹치면서 세입자의 선택권이 줄고 주거 사다리 기능도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