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전용 63㎡ 빌라 세입자는 지난달 보증금 2억3000만원, 월세 55만원에 갱신 계약을 했다. 2년 전보다 보증금은 3000만원, 월세는 25만원 올랐다.
서울 연립·다세대주택의 평균 월세가 16개월 연속 상승해 67만5000원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균 월세 보증금도 6117만원까지 오르며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아파트 전세 부족과 높은 월세 부담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를 찾는 임차 수요가 늘면서 월세와 보증금이 함께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남권 월세 95만원 넘어…서울 전역 상승
한국부동산원이 29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 빌라 평균 월세는 67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7월 이후 최고액이다.
평균 월세는 지난해 4월 62만5000원에서 5월 62만6000원으로 오른 뒤 지난달까지 16개월 연속 상승했다. 올해 1월 64만5000원에서 지난달 67만5000원으로 3만원 올랐다.
보증금도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빌라 평균 월세 보증금은 6117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 6086만원, 2월 6087만원으로 오른 뒤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상승했다.
권역별 평균 월세는 강남·서초·송파·강동구를 포함하는 동남권이 95만4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종로·중·용산구 등이 속한 도심권은 86만5000원이었다. 서북권은 59만1000원, 동북권은 58만원, 서남권은 57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빌라 월세 상승은 아파트 임대차시장과도 연관돼 있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아파트 매수자는 매입 후 직접 거주해야 한다. 이로 인해 신규 전세 공급이 제한되는 한편, 아파트 월세에 부담을 느낀 임차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4만원으로, 빌라 평균 월세인 67만5000원의 2배를 넘었다.
갱신 계약서 보증금·월세 동반 인상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는 서울에서 보증금과 월세가 함께 오른 빌라 갱신 사례가 확인된다. 지난달 31일 송파구 잠실동의 전용 57㎡ 빌라 세입자는 보증금 4410만원, 월세 105만원에 계약을 갱신했다. 종전 보증금 4200만원과 월세 100만원에서 각각 5% 올랐다.
서울 외곽에서도 임차인의 부담이 커졌다. 동작구 상도동 전용 68㎡ 빌라의 보증금은 기존 2000만원에서 이달 3000만원으로 인상됐다. 월세는 55만원에서 70만원으로 15만원 올랐다.
아파트 전세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전세 사기 우려로 빌라에서도 월세를 선호하는 임차인이 적지 않아 빌라 월세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서울 아파트의 전세 공급 부족과 높은 월세 부담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임차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며 “아파트 임차 물량 부족으로 빌라 월세 상승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