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 주변 전셋값이 하락한다는 통념과 달리, 전세 공급이 부족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에는 입주장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 공급 충격에 대한 가격 반응의 이질성’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2011년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서울에서 1000세대 이상 아파트가 신규 입주한 단지를 대상으로, 입주 전후 6개월 동안 반경 2㎞ 이내 기존 아파트의 전셋값 변화를 분석했다. 영향 범위는 0500m와 500m2㎞로 구분했다.
신규 입주가 시작되기 전 주변 단지의 전셋값은 2.30% 하락했고, 입주가 시작된 뒤 하락률은 5.34%로 커졌다. 신규 입주가 인근 전셋값을 끌어내리는 국지적 공급 충격으로 작용한 것이다.
다만 하락 충격은 입주 단지 반경 500m 이내에서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 구간의 충격 계수는 -2.39%였으며, 반경을 1㎞로 넓히면 충격이 없는 지역이 섞여 계수는 -1.07%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분석 기간을 12개월로 확대했을 때 반경 500m 이내의 충격 계수는 -1.38%로, 6개월 분석 때보다 약 42% 감소했다. 보고서는 신규 입주에 따른 전셋값 하락 충격이 입주 초기 6개월 안에 집중되는 단기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전세 공급이 부족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에는 입주가 진행되더라도 전세가격 하락 효과가 제한되거나 상대적으로 약화됐다”며 입주 충격은 시장의 수급 여건과 맞물릴 때 실질적인 가격 조정 기제로 작동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급 확대와 함께 유동성 관리, 수요 측면의 보완 정책이 병행돼야 가격 안정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하반기 서울 서초구에서는 반포동 트리니원과 방배동 디에이치방배 등 5000가구가 넘는 신축 대단지의 입주가 시작됐지만, 전셋값 하락 효과는 뚜렷하지 않다.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통상적인 입주장과 달리 전세 호가가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초구 전세가격지수는 1월 96.74에서 8월 100.22로 상승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4.53%로 전국 평균 3.64%를 웃돌았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풍부한 시중 유동성과 전세난이 맞물린 상황이라며, 충분한 공급 물량이 나오기 전까지 입주장에 따른 전셋값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