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의 고가·중저가 가격 격차가 8개월 연속 줄었지만, 중저가 아파트 가격은 한 달 동안 2% 넘게 올라 무주택 실수요자의 부담이 커졌다. 고가 아파트가 크게 하락했다기보다 중저가 아파트가 더 빠르게 오른 영향이다.
중저가 아파트 상승률, 고가의 약 5배
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6.28배로 집계됐다. 1월 6.92배를 기록한 뒤 2월부터 8개월째 하락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 아파트 평균가격을 하위 20% 평균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낮아질수록 가격 격차가 줄었다는 뜻이다.
지난달 하위 20%인 1분위 평균가격은 5억5292만원으로 전월보다 2.13% 올랐다. 1월의 5억84만원과 비교하면 10.39% 상승했다. 2분위 가격도 한 달 새 2.07% 올랐다. 반면 상위 20%인 5분위 평균가격은 8월 34억5998만원에서 지난달 34억7456만원으로 0.42% 상승하는 데 그쳤다.
대출 한도 제한 이후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로 수요가 옮겨간 것도 배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정부는 15억원 이하 아파트 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고, 15억~25억원은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까지 대출받도록 했다.
실거래에서도 중저가 아파트 가격 상승이 나타났다. 성북구 정릉풍림아이원 전용 59㎡는 지난달 5억9800만원에 거래돼 3월 신고가격보다 8300만원 올랐다. 도봉구 창동주공1단지 전용 41㎡도 5월 5억1000만원에서 지난달 5억5000만원으로 상승했다.
고가 아파트에서는 앞선 최고가보다 낮은 거래가 확인됐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9월 50억원에 거래돼 5월 최고가보다 6억원 낮았다.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도 지난달 49억원에 거래돼 2월 최고가 57억5000만원을 8억5000만원 밑돌았다.
강북·소형 아파트 상승세 두드러져
지역별로는 지난달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월보다 0.3% 하락했다. 서초구는 0.31%, 송파구는 0.70% 올랐지만 서울 평균 상승률인 1.13%에는 못 미쳤다. 반면 노원구는 2.32% 올라 25개 자치구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중랑구 2.20%, 도봉구 1.95%, 성북구 1.93%, 강북구 1.90%가 뒤를 이었다.
면적별로는 전용 60㎡ 이하 아파트 가격이 전월 대비 1.60% 올라 전용 135㎡ 초과 대형 아파트의 상승률 0.21%를 웃돌았다. 가격 격차 지표는 개선됐지만 실수요자가 접근하기 쉬운 중저가 주택이 더 빠르게 오르면서 서울 진입을 원하는 무주택자의 부담은 커졌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서울 중위 지역은 견조한 가격 흐름을 보인다”며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2030세대 무주택자들의 대기수요도 두텁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