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8월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분쟁이 1000건을 넘어서며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넘어섰다.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새 정부의 실거주 규제 강화도 겹친 영향이다. 법 시행 후 6년간 누적 접수 건수는 4000건에 육박했다.
한국부동산원이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접수된 분쟁은 1087건이다. 월평균 136건으로, 지난해 연간 접수 건수인 952건을 이미 웃돌았다.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는 새 임대차법 시행에 맞춰 한국부동산원이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 운영한 분쟁 조정·심의 기구다. 시행 첫해 접수 건수는 10건이었으며, 2021년 187건, 2022년 419건으로 증가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600건을 넘었고 지난해에는 952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이미 1000건을 넘어섰다.
2020년 7월 말 시행된 새 임대차법은 계약 기간 4년(2+2년) 보장과 전월세 인상률 5% 상한제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임차인 권리를 강화하고 임대차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기대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긍정적 효과와 함께 집주인과 세입자 간 분쟁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법 시행 후 6년여가 지났지만 분쟁은 줄지 않고 누적되는 양상이다. 한 관계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분쟁이 잦아들어야 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며 “예측하지 못했던 새로운 갈등 양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의 실거주 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분쟁 양상이 더 복잡해지고,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준석 연세대 교수는 새 임대차법이 임차인 보호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한편, 우려됐던 시장 왜곡과 분쟁 증가도 현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초 새 임대차법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임차인 보호 장치로 도입됐지만 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국토연구원은 당시 ‘주택임대차 제도개선 방안 연구’ 최종 보고서에서 ▲임대차 2법 폐지 ▲지역지정제도 또는 지방자치단체 위임 운영 ▲임대인·임차인 자율 적용 ▲상한요율 및 정책 대상 범위 재설정 등 4가지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여러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이후 임대차법 개선 논의와 검토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