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레고랜드 사태로 시작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이 4년째 이어지면서 중소·중견 건설사의 주택 공급이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PF 공급이 위축된 가운데 자금이 풀려도 대형 건설사의 수도권 우량 사업장에 집중된 영향이다. 금융권의 PF 위험 회피와 장기화한 지방 부동산 침체까지 겹치면서 지역 주택 공급을 담당해 온 중소·중견 건설사들이 고사 위기에 놓였다.
27일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협회 회원사의 임대주택을 제외한 주택 공급은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2022년 9월 누적 7만7854가구에서 올해 5만5019가구로 29.3% 감소했다.
중소·중견 건설사의 주택 공급 실적은 레고랜드 사태 전인 2021년 16만9000가구에서 지난해 6만9000가구로 58.8% 줄었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29만7793가구에서 19만5553가구로 34.3% 감소해, 중소·중견사의 공급 감소 폭이 더 컸다.
전체 분양에서 중소·중견 건설사가 차지한 비중도 약 57%에서 지난해 35.7%로 20%포인트 이상 축소됐다.
정부는 8·13 주택 공급 대책의 하나로 중소·중견사 PF 특별보증 확대 등 지원책을 내놨지만, 향후 공급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규 PF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지방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올해 9월까지 중소·중견사의 공급 물량은 전년 동기보다 약 19% 늘었지만, 대부분 과거 인허가 물량을 ‘밀어내기’ 방식으로 분양한 것이어서 순공급 증가와는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기관들이 PF에 극도로 보수적인 데다 지방은 초기 단계인 브리지론부터 완전히 막힌 상태”라며 “주택 건설 업계의 ‘돈맥경화’가 풀리지 않으면 주택 공급난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PF 시장 경색과 건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중소·중견 건설사들은 폐업으로도 내몰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종합건설업체 중 641곳이 폐업 신고를 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84곳보다 32.4% 증가한 수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