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산층을 주요 수요층으로 삼은 고품질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을 공식화했다. 과거 추진한 유사 정책에서 드러난 한계를 보완해 주거 안정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주거안정플랜’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까지 19만 가구 규모의 ‘보편형 공공임대’를 새로 도입한다. 기존 공공임대가 취약계층 중심의 저렴한 임대료에 초점을 맞추면서 면적이 좁고 품질이 낮아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고려한 조치다.
새 유형은 자녀를 둔 가족 단위 세대를 위해 공공택지에 전용면적 5584㎡ 중형 평형 위주로 공급된다. 도심권에는 4060㎡, 1인 청년 가구에는 30㎡ 이상을 배정한다. 신축 아파트에 적용되는 3·4베이 구조와 고급 마감재를 도입해 민영주택 수준으로 품질을 높이고, 역세권 등 선호 입지를 중심으로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입주 자격도 넓어진다. 소득 기준은 현행 공공임대 기준인 중위소득 150% 이하보다 높이고, 자산 기준은 3분위 평균자산인 3억4500만원 이상으로 상향해 중산층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 임대료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하며 거주 기간은 기본 6년, 최장 20년까지 보장한다.
이번 정책은 문재인 정부가 2020년 발표한 ‘질 좋은 평생주택’과 맥락이 닿아 있다. 당시에도 중위소득 150%, 전용면적 85% 이하로 기준을 완화하고 중형 평형 공급과 주택 고급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한정된 부지에서 목표 물량을 채우면서 중형 평형을 늘리기 어려웠고, 고급화로 사업비가 증가해 재정 부담이 커졌다. 단일 체계에서 중산층 비중을 높이는 과정에 본래 정책 취지인 취약계층 지원이 소외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정부는 별도 유형인 ‘보편형 공공임대’를 신설해 기존 시행착오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택도시기금 출자·융자를 대폭 확대하고, 3기 신도시와 우수 입지 매입형 주택을 함께 공급해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거 통합공공임대 체계에서는 취약계층 지원이 축소될 우려가 있었다”며 “보편형 공공임대 신설을 통해 중산층 수요를 안정적으로 흡수하면서도 정책적 완성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