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노동조합이 정부의 LH 분리 개편안에 반발하며 총파업 가능성을 거듭 밝혔다. 사측과의 첫 단체교섭을 하루 앞둔 29일, 정부에 대규모 분리 반대 서명부를 전달하며 대응 수위를 높였다.
LH노조는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정문 앞에서 분사 반대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에 따르면 결의대회에는 조합원 300여 명이 참석했고, 임직원과 가족 1만4334명이 참여한 반대 서명부를 국토부에 전달했다. 참가자들은 ‘LH 강제분리 결사반대’ 현수막을 들고 “일방적인 LH 분리개혁 전면 거부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노조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통합할 당시의 정책 논리와 이번 개편 방향이 서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결의문에서 지부장은 16년 전 정부가 “토지개발, 주택건설, 주거복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야만 국가적 비효율을 없앨 수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급 속도 저하’와 ‘부채 가중’을 이유로 LH를 강제로 쪼개겠다는 정부의 정반대 궤변은 무엇이냐”며 “정부가 제시한 16년 전 효율화 논리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3일 LH를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분리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발·건설 부문과 복지·토지 비축 부문을 나눠 주택 공급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2009년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통합해 LH를 출범시킨 뒤 17년 만에 조직을 다시 분할하는 방안이다.
노조는 개편안 마련 과정에서 구성원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를 **‘밀실 탁상행정’**이라고 규정했다. 통합 이후 17년간 연계해 온 기능을 분리하면 개발과 자산관리 업무가 단절되고 상당한 행정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또 조직개편이 정부의 주택 공급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LH가 주택 공급뿐 아니라 택지·도시·산업단지 개발, 주거복지, 지역균형발전 등 여러 정책사업을 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조에 따르면 LH의 연간 주택 공급 목표는 약 6만 호에서 현 정부 들어 11만 호 수준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연간 사업 규모도 약 20조 원에서 80조 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공공기관 지방 이전, 지역균형발전, 청년·신혼부부·고령자 주거 지원 등 LH가 직접 수행하거나 관련된 정책·사업은 약 120종이라고 노조는 설명했다.
노조는 개발과 자산관리 부문을 나누면 인력 재배치와 업무 이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주택 공급 물량을 크게 확대해야 하는 시기에 조직개편까지 병행하면 현장의 사업 추진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LH의 부채 174조 원도 방만 경영의 결과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공공임대주택을 한 채 공급할 때마다 약 1억 원씩 쌓이는 **‘국가 정책성 부채’**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30일 예정된 사측과의 첫 단체교섭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17일 양대노총 공공부문 공동대책위원회의 대정부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는 교섭 결과에 따라 창사 이후 첫 총파업에 나설 수 있다고 예고했다.
노조의 요구 사항은 일방적 혁신안 원상복구와 실행 동력·인력 확보, 노정협의체 즉각 구성, 정책 수행 결과에 대한 정부 책임 명문화다.
노조는 정부가 실질적인 노정협의 요구를 외면하고 강제 분할을 추진하면 8000명 조합원의 총파업을 포함한 최고 수위의 대정부 총력 투쟁에 즉각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