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임대주택 운영 손실이 2026년 상반기 1조4652억원으로 집계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임대주택 매출액은 9313억원, 매출원가는 2조3965억원이었다. 임대 수입보다 주택 유지·관리에 들어간 비용이 많아 매출총손실이 1조4652억원에 달했다.
매출원가 가운데 노후 임대주택의 수선유지비가 9191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감가상각비는 8126억원, 지급이자는 4557억원, 지급수수료는 1215억원, 기타비용은 876억원으로 집계됐다. 임대주택 물량이 늘면서 감가상각비와 수선유지비, 대출 지급이자 등 운영비용이 임대료 수입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구조가 손실 배경으로 제시됐다.
LH 임대주택 사업은 최근 5년간 매년 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손실은 2022년 8040억원에서 2023년 8653억원, 2024년 1조1833억원, 2025년 1조3434억원으로 늘어 2026년에는 1조4652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해 82.2% 증가한 규모다. 2022~2025년 손실액 합계는 9조5164억원이며, 2026년 상반기 손실까지 더한 누적 적자는 10조9816억원에 달했다.
LH 관계자는 관리하는 임대주택 물량이 늘었고 특히 매입임대주택 증가로 수선유지비와 관리비 등 운영비용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임대료가 높아지지 않는 한 물량이 늘수록 적자 폭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말 ‘두텁고 촘촘한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주거안정플랜’을 발표하고, 1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장기 공공임대 재고를 2024년 193만1000가구에서 2030년 250만가구+α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공공주택 118만8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건설임대 35만가구, 매입임대 31만3000가구, 전세임대 23만가구, 공공지원민간임대 5만2000가구 등 공공임대가 94만5000가구를 차지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초과세수를 활용해 청년과 중산층용 공공장기임대 주택을 조기에 대량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과 수도권 주택 건설은 주택 공급과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긴급하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허가를 받고도 분양 우려로 착공을 망설이는 경우에는 LH가 미분양분을 매입임대용으로 매수 확약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은 신임 국토부 장관과 LH에 국가 명운을 걸고 조기 대량 공급에 매진하라고 주문했다.
김종양 의원은 현재 운영 중인 임대주택에서 손실이 커지는 상황에서 물량만 늘리면 LH 재정이 버티기 어렵고, 국민 세금 부담과 입주민 주거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분양 매입 확약까지 LH에 맡기는 것은 공기업에 정책 부담을 넘기는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임대 운영 구조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대주택 적자를 택지 매각 대금으로 메우던 교차보전 방식도 중단돼 LH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LH를 개발·건설 부문과 주거복지 부문으로 분리하는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임대주택 운영 적자를 감당하거나 보전할 재원 마련 방안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