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주택담보비율(LTV) 70%까지 대출을 허용하는 현행 제도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출 규제를 통해 집값이 급등하거나 급락하지 않고 완만하게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사장은 9월 30일 기자 간담회에서 주거 안정을 위한 공급 대책이 충분하냐는 질문에 “주택 공급에는 시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대출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애최초 매수자가 대출 한도를 채워 경쟁적으로 주택을 사는 일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공동체에 미칠 영향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주택 가격에 따라 15억원 이하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이다. 규제지역의 LTV는 최대 한도 안에서 주택 가격의 40%(다주택자는 0%)가 적용되지만, 생애최초 구입자는 70%까지 가능하다. 이 사장은 대출 규제가 주거 사다리를 걷어차거나 주택 구매 계획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언급하면서도, 한도를 6억원으로 유지하면 다수 국민의 부담이 커져 주거 사다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급등·급락보다 일정한 대출 규제로 주택 가격을 완만하게 움직이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이 사장의 견해다.
금융위원회·재정경제부와 관련 논의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정부의 논의 상황은 잘 모르지만, 지속적으로 검토해온 사안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부의 주거안정플랜이 임대주택 중심이어서 매수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에는 단기적으로 분양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2030년까지 공급할 공적주택 119만호 가운데 공공분양 물량은 24만3000호다. 이 사장은 장기적으로 보편형 임대가 필요하지만 당장은 내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분양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3년간 신도시에서만 10만호 가까이 분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2028년에는 최소 3만호 이상을 공급할 계획으로, 1기 신도시 이후 최대 물량이라고 말했다.
LH 조직 개편으로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와 인력·예산 보강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9월 3일 LH를 개발·건설 담당 ‘주택도시개발공사’와 복지·자산 비축 담당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나눠 공급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사장은 분사 과정에서 직원 처우나 급여에 불이익이 없도록 정부에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조만간 정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만호 착공 목표와 관련해서는 상당수 물량이 인허가 절차에 들어갔고 인허가가 가을에 집중되는 만큼 12월까지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서리풀 지구 사례 등으로 우려가 있지만 전체 일정에는 차질이 없다며, LH 개혁과 주택 공급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