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와 저출산으로 돌봄 공백이 커지면서 공공주택의 역할이 주택 공급을 넘어 입주민의 일상과 돌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는 주거공간과 커뮤니티 서비스의 연계를 연구하며 ‘커뮤니티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집에서 노후를 보내는 서울형 AIC
SH는 9월 18일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인천도시공사(iH)와 연 공동 세미나에서 ‘서울형 AIC(Aging In Community·지역사회 계속 거주)’ 모델을 제안했다. 공공주택을 접근성·공공성·확장성을 갖춘 통합돌봄의 핵심 자원으로 활용하는 운영 모델이다.
공공임대주택의 고령화율은 50%를 넘어 전국 평균의 2~3배 수준이다. SH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고령자 9만6242명 가운데 약 **3만1000명(32.2%)**은 기능 저하가 시작되는 ‘노쇠 전단계’, 즉 ‘복지 골든존’에 해당한다. 이들이 시설로 옮기지 않고 기존 집에서 계속 생활하도록 지원하면 연간 최대 1534억원의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과 네덜란드 등은 장기요양을 비롯한 돌봄 재정 부담을 겪은 뒤 시설 중심에서 주택 중심의 커뮤니티케어로 정책을 전환했다. 김영국 SH도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국이 선제 대응할 수 있는 시점이라며, 공공주택을 거점으로 지역돌봄체계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로당을 통합돌봄 허브로
SH도시연구원은 기존 경로당을 다목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니어 쉼터’와 지역사회가 함께 이용하는 통합돌봄 허브 ‘웰에이징 센터’로 확대·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비스는 건강관리, 친목·교류, 자기계발, 생활지원, 응급대응 등 5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생활체육, 공동식사와 취미 모임, 스마트폰 교육·재취업 지원, 반찬 배달·안부 확인, 비상호출 시스템·스마트워치 연계 등이 포함된다. 서비스는 예비노인 50~64세, 전기고령자 65~74세, 후기고령자 75세 이상으로 나눠 맞춤 제공하는 방식이다.
운영을 위해 국가·지자체·SH·민간 사회적기업·주민 등 5개 주체의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단지에 주거복지사와 커뮤니티 리더를 상주시켜 건강 상담과 위기 가구 돌봄, 민원 해결 등을 맡기는 방안도 제안됐다. 황상하 SH 사장은 입주민이 서로 소통하고 돌보는 공동체를 가꾸는 커뮤니티 디자이너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