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테인먼트가 신사옥을 지을 예정인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공원 용지를 지키려는 주민들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JYP가 용지를 매입할 때 공원으로 계획됐던 신사옥 앞 땅이 최고 19층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자족기능시설 용지로 바뀌자, 회사가 신사옥 건립을 재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JYP 신사옥을 고덕비즈밸리의 랜드마크이자 상권 활성화의 핵심 시설로 기대해온 주민들은 “공원을 되돌려달라”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용도 변경을 추진한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는 학교 용지 확보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려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JYP 신사옥 앞 공원 지키기 주민연대’는 지난 17일부터 고덕강일지구 자족8 용지를 근린공원 용지로 다시 지정해달라는 온라인 서명을 받고 있다.
주민연대는 용도 변경의 의사결정 과정과 법적·행정적 근거,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공개하라고 서울시장과 강동구청장, SH에 요구했다. 주민설명회를 열어 의견을 듣고 현재 개발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요청도 했다.
강동구가 기업 유치를 통해 일자리와 상권을 끌어들이기 위해 조성한 업무거점이 고덕비즈밸리다. 주민들은 성수동에 SM엔터테인먼트 등 기업이 입주해 상권과 유동인구가 늘어난 것처럼, JYP 신사옥도 고덕비즈밸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신사옥 설계에는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갈등은 신사옥 바로 앞 땅의 용도가 달라지며 불거졌다. 자족8 용지는 원래 근린공원으로 계획됐지만,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가 자족기능시설 용지로 바꾸는 계획을 승인했다. SH는 2024년 12월 고덕강일지구의 학교 용지 확보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용도 변경을 신청했다.
자족기능시설 용지에는 공동주택을 제외한 업무시설·공장·연구소·호텔·전시장·판매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다. 용적률은 400%가 적용돼 18~19층 규모 건축물도 지을 수 있다. JYP는 사옥 앞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소속 연예인의 사생활이 침해될 가능성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용지는 1차 매각에서 유찰됐고, 다음 매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JYP가 문제를 제기한 배경에는 2023년 10월 SH와 신사옥 용지 매매계약을 맺을 당시 자족8 용지가 근린공원으로 계획돼 있었다는 점이 있다. JYP는 사옥 전면의 공원 유지를 전제로 건물을 설계했지만, 이후 토지 이용 계획이 바뀌었다. 이에 착공을 미루고 신사옥 건립을 백지화할 가능성까지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계를 맡은 유 교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에서 “SH공사가 절충안을 낼 수 없다고 하자 JYP도 우리도 못 짓는다고 해서 강대강의 대결로 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H는 용도 변경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SH 관계자는 “고덕강일지구의 인구 증가에 맞춰 학교 용지를 확보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며 “JYP 신사옥 앞 용지 외에는 고덕강일지구에서 매각할 수 있는 용지가 없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JYP 신사옥 건립이 무산되면 고덕비즈밸리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고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JYP 신사옥이 들어서면 유동인구가 늘고 주변 상권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무산 가능성이 나오면서 주민들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심우열 강동구의회 의장은 “용도 변경을 되돌릴 수 있는지 강동구의회 차원에서 법률 검토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