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5억 원 이하 주택의 대출 한도를 더 낮춰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으면서 청년층의 주택 구입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급 효과가 나타나기 전에 대출을 조여 매수 수요와 집값 상승을 억제하려는 취지지만, 자금이 부족하고 대출 의존도가 높은 청년층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와 소득에 따른 심사가 이미 적용되는 상황에서 추가로 한도가 줄면, 청년층이 신용대출이나 제2금융권을 이용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출 규제가 자금조달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사장은 지난달 30일 간담회에서 15억 원 이하 주택에 적용되는 현행 대출 한도가 과도하다는 취지로 규제 강화를 주장했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10일부터 7월 말까지 30대의 서울 주택 매수액 39조5984억 원 중 금융기관 대출은 15조8724억 원으로 **40.1%**였다. 40대는 25.1%, 50대는 14.5%로, 30대의 대출 비중이 더 높았다.
현행 제도에서도 청년층의 자금 부담은 크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생애 최초로 10억 원 주택을 살 때 LTV가 최대 70% 적용되지만, 15억 원 이하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에 따라 대출은 6억 원까지 가능하다. 세금과 취득 부대비용을 빼더라도 최소 4억 원의 자기자금이 필요하며, DSR 심사로 대출액이 줄면 필요한 자기자금은 더 늘어난다.
이 사장은 추가 규제가 청년층에 미칠 부작용을 인정했다. 그는 대출 규제에 대해 “주거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우려가 나오고 집을 사려는 국민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LTV 70% 축소 가능성에는 “줄여야 하는 게 맞지만 청년 문제라 애매하니 세모로 표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출을 현 수준으로 유지해 집값이 계속 오르면 국민 부담이 커지고 주거 사다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며, 대출 규제를 통해 주택가격이 완만하게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출 한도가 낮아지면 부모 지원 여부나 직장에 따른 자금조달 격차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최대 5억 원을 연 1.5% 금리로 빌려주는 사내대출 제도를 운영한다. 이 사장은 사내대출의 적절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논란의 핵심은 집값 상승 억제를 위한 대출 규제와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 유지 사이에서 정책의 무게를 어디에 둘지다. 공급 확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규제를 먼저 강화하면 청년층의 주택 구입 기회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