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상위 20%와 하위 20%의 평균 매매가격 격차가 14.0배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커졌다. 서울에서는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오르며 격차가 줄었지만, 경기 남부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의 상승세가 전국 양극화를 키웠다.
KB부동산의 9월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5분위 배율은 가격순으로 나눈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가격을 하위 20%의 평균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14.0배는 하위 20% 아파트 14채를 살 수 있는 돈으로 상위 20% 아파트 1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9월 전국 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억650만원으로 전월보다 2106만원(1.3%) 상승했다. 반면 1분위 평균가격은 1억1509만원으로 전월 대비 9만원(0.07%) 오르는 데 그쳤다. 5분위 배율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2022년 3~8월 10.1배까지 오른 뒤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KB부동산은 전국 240개 시·군·구 6만2220가구를 표본으로 조사하며, 등록 중개업소의 시세를 자체 검증해 평균 매매가격을 산출한다.
경기 남부 중심 상승세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의 가격 상승이 상위 20% 아파트값 오름세를 이끌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9월 21일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3% 상승해 서울(0.13%)을 웃돌았다. 경기 상승률이 서울보다 높았던 것은 3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같은 기간 전국 상승률 상위 1~4위 지역은 모두 경기였다. 수원시 영통구가 1.09%로 가장 높았고, 권선구 0.66%, 용인시 기흥구 0.48%, 화성시 동탄구 0.45% 순이었다. 반도체 산업 관련 주거수요와 삼성전자 등 기업의 사내 대출 같은 주거 복지가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와 가까운 수원 영통구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영통SK뷰 전용 84㎡는 9월 2일 11억1900만원에 거래돼 처음으로 11억원을 넘었다. 동탄구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 전용 84㎡는 9월 5일 16억3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인 격차 확대의 배경으로 수도권 집중화를 꼽았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수원에서 광교·분당으로, 광교·분당에서 위례·송파구 문정동 등으로 이동하는 2차 수요가 나타나면 인근 지역에 유동성이 유입돼 집값이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의 9월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6.3배였다. 강남권 고가 아파트값이 주춤한 가운데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지난해 5월 6.1배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