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원룸·오피스텔에 사는 20·30대가 집을 넓히는 대신 셀프스토리지를 수납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더 넓은 집으로 옮길 때 드는 보증금과 월세를 부담스러워해 계절 옷과 이불 등 당장 쓰지 않는 물건을 맡기는 수요가 늘면서, 대학가와 원룸 밀집 지역 일부 지점에서는 소형 창고 빈자리를 기다리는 상황도 나타났다.
지난 1일 신촌·대학로·노량진·신도림 등 대학가와 원룸 밀집 지역의 주요 셀프스토리지 지점을 확인한 결과, 소형 창고 상당수가 계약돼 있었다. 빈자리가 없는 일부 지점은 기존 이용자의 계약이 끝난 뒤 알림을 받고 선착순으로 신청해야 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24시간 무인 지점에서는 소형 창고 약 30개가 모두 사용 중이었으며, 가로·세로·깊이가 각각 1m가량인 S사이즈는 늘 차 있고 M사이즈도 대부분 이용 중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이용자는 청년과 1인 가구가 많았다. 셀프스토리지 업체 아이엠박스의 전체 이용자 가운데 20·30대는 68.3%였고, 주거 형태별로는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았다. 미니창고 다락이 전국 220개 지점 이용객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30대 1인 가구가 약 40%를 차지했다. 보관 물품도 이삿짐이나 캠핑 장비에서 계절 옷·이불·캐리어 등 일상적인 생활짐으로 넓어지고 있다고 업체 측은 밝혔다.
셀프스토리지 이용료는 월 5만 원 안팎부터 시작해 크기와 지역에 따라 월 10만 원 이상으로 올라간다. 더 넓은 집으로 옮기는 것보다 창고 이용료를 내는 편이 부담이 작다는 이용자들의 설명도 나왔다. 한 이용자는 5평 원룸에 살 때 약 6개월간 계절 용품과 이불, 캐리어 등을 창고에 맡겼으며, 한두 평 넓은 집으로 옮기면 월세가 몇십만 원씩 늘고 보증금도 더 필요했다고 말했다. 서울의 5평 원룸에 사는 대학생도 이사 과정에서 맡긴 짐을 6개월째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의 1인 가구는 2024년 166만 1000가구로 전체 일반 가구의 39.9%였으며, 2015년보다 48.9% 늘었다. 서울 청년 1인 가구의 81.2%는 40㎡ 이하 소형 주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가 월세 부담도 이어져, 다방 집계에서 지난 7월 서울 주요 대학 10곳 인근 원룸의 월세와 관리비 합계는 보증금 1000만 원 기준 평균 70만9000원이었다. 민달팽이유니온이 지난해 월세 계약을 분석한 결과 주요 대학가의 3.3㎡(한 평)당 임대료는 10만 9000원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