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지난 13일 세종 이전 대상 44개 기관을 발표한 가운데, 최형욱 행복청 차장은 청사 건설만으로는 이전 기관 직원들의 정착을 뒷받침하기 어렵다며 의료·교육·문화 인프라와 장기적인 수도 발전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관을 옮기는 것과 사람들이 머물게 하는 일은 다르다는 취지다.
지난 8일 행복청에서 만난 최 차장은 행복도시 조성 과정에서 겪은 일을 소개했다. 첫 중앙행정기관 이전에 앞서 첫마을 입주 준비를 총괄할 조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가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았다. 그는 8개월 동안 이삿짐 반입과 물 공급 등을 챙겼으며, 사다리차를 쓰기 어려운 세대에는 장롱 크기의 모형을 들여보내는 시험을 하고 입주민의 엘리베이터 이용이 몰리지 않도록 이사 일정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끌어오는 상수관을 한두리대교에 연결하는 작업은 입주 직전까지 이어졌다.
최 차장은 2012년 말 중앙부처 이전 때 주택과 식당이 부족했던 상황을 언급하며, 이번 이전도 정착 여건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이전 대상 인원은 9929명이다. 임차청사를 활용하는 27개 기관의 2995명은 내년 이전을 추진하고,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는 법 개정 시기에 맞춰 일정을 정한다. 독립청사가 필요한 17개 기관의 6934명은 2031년까지 청사를 신축한 뒤 순차 이전할 계획이다.
행복도시는 인구 50만명, 주택 20만가구를 목표로 설계됐으며, 현재 약 13만가구가 공급됐다. 최 차장은 주택 공급 여력뿐 아니라 이전 이후의 생활환경을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족이 아파 세종의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았을 때 약 2시간동안 대기하고 환자 10여명이 돌아가는 모습을 봤다며, 비상·응급 의료체계를 갖춘 상급 의료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국회가 모이는 만큼 고등교육과 인력 공급을 뒷받침할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은 청사 건설에 그치지 않도록 법적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최 차장은 행정수도 특별법 등을 통해 국회 전체 이전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세종집무실은 2029년 8월 입주가 목표지만, 대통령세종집무실건립단은 현행 행복청 직제상 2028년 12월28일까지 존속하는 한시 조직이다. 사업 마무리까지 담당 조직이 이어지도록 조직 운영체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 차장은 정부의 5극3특 구상과 연계해 세종·대전·청주·천안·아산·공주를 잇는 약 400만 규모의 생활권 조성도 강조했다. 행복청은 2040 행복도시권 광역도시계획에서 주변 도시를 하나의 계획권역으로 묶었다. 최 차장은 광역교통망과 교육·의료·문화시설을 함께 확충하고, 특별법과 장기적인 수도 발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