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이 이달 초 정비사업 권역별 설명회를 연 뒤, 업계에서는 지원책의 초점을 착공 전 단계로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반부 지원책은 착공 이후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착공 직전 멈춰 선 사업장은 지원에서 비켜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가 요구하는 보완 방향은 착공 전 비용 부담 완화, 공사비 분쟁 조정장치의 실효성 확보, 제도 시행 시점 명확화로 요약된다.
대책에는 관리처분인가 후 2년 내 착공하는 재개발 조합의 부동산 취득세 감면율을 높이는 방안이 담겼다. 사업장당 4억~9억원을 절감할 수 있지만, 기한 내 착공하지 못하면 감면 상향분을 추징한다. 공공기여 임대주택 인수가격을 기본형건축비의 80%에서 100%로 한시 상향하는 조치도 사업 말미에 정산된다.
반면 이주비와 사업비 대출 이자, 철거비, 공사비 증액분은 착공 전에 발생한다. 비용이 필요한 시기와 정부 지원이 체감되는 시점이 맞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핵심 문제 제기다.
업계는 사업비 대출 이자 보증료 추가 인하나 이차보전, 철거·이주 단계의 행정 지원 등 착공 전 현금흐름을 개선할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착공 후 정산되는 세제 혜택은 사업을 진행할 여력이 있는 조합에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감면 대상이 재개발 조합으로 한정된 점과 이주·철거가 지연된 현장에 2년 기한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도 보완 과제로 거론된다.
공사비 분쟁 대응책도 실효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 제도는 증액 규모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검증을 받도록 하지만, 결과에 구속력이 없어 시공자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협상을 강제하기 어렵다. 검증 결과가 오히려 증액 협상의 근거로 쓰인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8·13 대책은 중재판정에 재판상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부여하는 중재 전담기구 신설을 예고했다. 다만 기구의 구성과 운영 방식이 정해지지 않아 현재 진행 중인 분쟁에 적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는 시행령에서 중재 대상 분쟁의 범위와 신청 요건, 조합이나 시공자 한쪽의 단독 신청 가능 여부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양측 동의가 있어야 중재를 신청할 수 있다면 갈등이 깊어진 사업장에서 활용이 제한될 수 있다. 기존 공사비 검증 결과에도 일정한 구속력을 부여해 중재 전 증액 협상의 지연을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제도 시행 시점도 불확실하다. 동의율 완화와 용적률 관련 조항을 담은 도시정비법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1~1.2배까지 높이는 방안을 놓고 여야 입장이 엇갈리고, 국토부 장관과 서울시장의 협의도 남아 있어 조합은 제도 적용 시점을 알기 어려운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