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경매시장에서 아파트와 비아파트의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아파트는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비아파트는 경매 물량이 빠르게 늘고 가격 지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지지옥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다세대·연립·단독·다가구·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의 경매 진행건수는 2만100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9% 증가했다. 매각건수도 3630건에서 5128건으로 41.3% 늘었다.
가격 지표는 하락했다. 올해 1~8월 서울 비아파트 매각가율은 72.7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4%포인트 낮아져 202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매에 나온 비아파트가 평균적으로 감정가의 70% 초반대에 매각됐다는 의미다. 매각률도 지난해 25.73%에서 올해 24.41%로 1.32%포인트 떨어졌다.
비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1~8월 기준 2022년 3643건에서 2023년 7925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후 2024년 1만2760건, 지난해 1만4107건을 거쳐 올해 2만1005건으로 늘었다. 2022년과 비교하면 4년 만에 약 5.8배가 됐다.
매각가율도 전반적으로 하락 흐름을 보였다. 1~8월 기준 2022년 86.70%에서 2023년 76.08%로 10%포인트 넘게 떨어졌고, 2024년 76.85%, 지난해 79.39%로 다소 반등한 뒤 올해 다시 72.75%까지 낮아졌다. 2022년보다 13.9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아파트와 비아파트 사이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지옥션의 ‘8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7.0%로 전월보다 4.0%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중랑구와 노원구 등 중저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낙찰가율이 100%를 웃돌았다.
서울 주택시장에서는 수요가 비교적 탄탄한 아파트에 응찰이 이어지는 반면, 비아파트는 늘어난 경매 물량이 낮은 가격에 매각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비아파트 매각가율이 70%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아파트와의 가격 지표 격차도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이후 대출 부담이 쌓인 상황에서 서울 주택 수요가 아파트에 집중돼 비아파트의 취약성이 경매시장에서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수도권 아파트는 매각률과 매각가율이 어느 정도 버티고 있지만 비아파트는 다르다”며 “비아파트 경매 물량 증가는 일종의 경고 신호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함 랩장은 “비아파트 공급 자체가 줄고 있어 경매 물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곧바로 가격 급락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당분간 경매 물량과 매각가율 흐름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