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청주 외곽의 작은 창고 부지를 산 민서 씨는 사정이 있어 친구 준호 씨 이름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했고, 매도인 태식 씨는 이런 약정을 몰랐습니다. 민서 씨는 부지에 화훼 자재상을 운영하는 다은 씨를 들여 계속 임대료를 받아 왔지만, 명의 정리는 미뤘습니다. 명의신탁 유예기간이 끝난 뒤 10년이 훌쩍 지나서야 민서 씨는 준호 씨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땅을 계속 임대해 사용했더라도, 명의신탁자의 등기청구권은 시효로 사라질 수 있을까요?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에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가 된 경우에도, 정해진 유예기간 안에 실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명의신탁 약정은 무효가 되고 명의수탁자가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다만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부당이득으로 해당 부동산을 돌려줄 의무를 지며, 그 반환을 구하는 등기청구권에는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부동산을 넘겨받아 점유하는 매수인의 등기청구권은 일반적으로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는 법리가 있지만, 이를 명의신탁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명의신탁자가 땅을 계속 점유하거나 임대했다는 사정만으로 반환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계속 사용·임대했더라도 시효는 진행될 수 있고, 이 사안에서는 소송이 제기되기 전에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했습니다.
사안의 기준일을 1996년 7월 1일로 보면, 준호 씨는 그날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고 민서 씨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10년이 지난 2006년 7월 1일 시효가 완성되고, 그 뒤 제기한 소송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참고: 대법원 2002. 12. 26.선고 2000다21123 판결, 대법원 2008.11.27.선고 2008다62687 판결,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다23313 판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2조 제1항, 제4조, 제3조; 민법 제162조 제1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