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의 상가를 매매하기로 한 임대인 최 씨와 임차인 박 씨는 계약서에 “최 씨가 약속한 날짜까지 점포를 비우지 못하면 박 씨가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돌려받는다”는 특약을 넣었습니다. 계약금은 3,000만 원이었지만, 계약서에는 그 돈을 위약금으로 한다는 문구가 없었습니다. 약속한 날에도 점포가 비워지지 않자 박 씨는 특약에 따라 해제를 통지하고 반환을 요구했지만, 최 씨는 계약금은 자신에게 귀속된다고 맞섰습니다.
해제특약에 따라 계약을 끝내는 경우에도 매도인이 계약금을 위약금처럼 보유할 수 있을까요?
매매계약에서 계약금은 원칙적으로 해약금의 성질을 가집니다. 하지만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삼기로 한 별도 약정이 없다면, 계약이 한쪽의 책임으로 해제되더라도 상대방이 계약금을 자동으로 가져갈 수는 없습니다. 계약 불이행으로 손해를 입었다면 그에 따른 실제 손해를 청구할 수 있을 뿐입니다.
또 계약서에 정한 사유가 발생해 당사자가 해제특약을 행사한 것은,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배액으로 돌려주는 해약금 해제와 구별됩니다. 따라서 이 사례처럼 박 씨가 특약에 따라 해제를 통지하고 계약금 반환을 명확히 요구했다면, 계약서에 위약금 약정이 없는 한 최 씨가 계약금을 당연히 보유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계약금의 귀속은 ‘해제특약’만이 아니라 위약금 약정이 실제로 있는지 따져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5다52078 판결, 대법원 1996.6.14.선고 95다54693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