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오래된 단층 창고를 매수해 작업실로 쓰던 박 씨는 매도인 이 씨에게서 건물을 인도받았지만, 소유권이전등기는 하지 못했습니다. 몇 달 뒤 이 씨는 같은 건물을 정 씨에게 다시 팔고 무허가건물대장의 소유자 명의도 정 씨로 바꿔 주었습니다. 이 씨는 연락이 끊겼고, 박 씨는 건물 앞에서 새 명의가 적힌 대장을 확인한 뒤 정 씨에게 직접 명의를 돌려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먼저 건물을 넘겨받아 점유해 온 박 씨가 후매수인 정 씨에게 건물대장상 소유자 명의변경을 직접 청구할 수 있을까요?
부동산을 매매 같은 법률행위로 넘길 때는 원칙적으로 등기를 해야 물권변동의 효력이 생깁니다. 신축자는 등기 없이 건물 소유권을 처음 취득할 수 있지만, 그 건물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경우에는 사정이 다릅니다. 무허가건물대장에 이름이 올라간 것만으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은 아니며, 매수인이 건물을 인도받아 점유하고 있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소유권을 취득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건물을 먼저 산 사람이 아직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라면, 후매수인이 건물대장상 명의자가 되었다고 해서 선매수인이 그 사람에게 직접 명의변경을 청구할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박 씨도 정 씨에게 직접 건물대장 명의를 바꾸라고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참고: 민법 제186조, 민법 제187조, 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7다11347 판결, 대법원 1997. 11. 28. 선고 95다4359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