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상가 건물을 지은 시공업자 한준서는 건물주 오미란에게 건물을 넘겼지만, 공사대금 중 6,500만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몇 년 뒤 오 씨는 같은 건물의 배관과 내부 시설 공사를 다시 맡기며 한 씨에게 열쇠를 건넸고, 한 씨는 공사 현장을 점유하게 됐습니다. 이후 오 씨가 열쇠를 돌려달라고 하자 한 씨는 예전 건축비가 남아 있다며 건물을 내주지 않았고, 매물 의뢰를 받은 중개사 최유진은 이 주장을 어떻게 봐야 할지 난감해졌습니다.
건물을 지을 때 생긴 공사대금채권으로, 나중에 다시 점유하게 된 같은 건물에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요?
민법 제320조에 따른 유치권은 채권이 그 물건과 관련해 생긴 경우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채권과 물건 사이에 관련성이 있으면 충분하고, 채권이 먼저 발생한 뒤 그 물건을 점유하게 된 경우에도 유치권이 성립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한준서의 건축비채권이 오미란의 건물에 관한 채권이고, 한준서가 나중에 그 건물을 점유하게 된 상황이라면 점유보다 채권이 먼저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유치권이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유치권자가 물건의 점유를 일시적으로 잃었다가 나중에 같은 물건을 다시 점유한 경우에도 유치권을 취득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예전 건축비채권과 같은 건물에 관한 관련성이 인정되므로, 다른 성립 요건도 갖췄다면 한준서는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320조; 대법원 1965. 3. 30. 64다1977 판결; 대법원 1955. 12. 15. 4288민상13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