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의 공사 중인 빌라를 임차한 윤아 씨는 임대인 강 씨와 보증금 1억 4천만 원에 계약했고, 중개사 김 대표가 계약서에 적은 안내 호수 ‘803호’로 전입신고를 했습니다. 준공 후 건축물대장과 등기부에는 실제 호수가 ‘7층 703호’로 기재됐고, 윤아 씨는 이 차이를 모른 채 거주했습니다. 나중에 담보대출을 해준 금융사는 임대차 여부를 조사했지만, 빌라가 경매에 넘어가 윤아 씨가 배당을 받자 호수 불일치를 이유로 배당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금융사가 임대차 여부를 조사한 적이 있다면, 호수가 다른 임차인의 배당을 막지 못하게 할 수 있을까요?
주민등록은 등기부 등으로 권리를 취득하는 제3자가 보았을 때, 해당 주택에 임차인이 산다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주민등록의 호수와 준공 후 건축물대장·등기부상 실제 호수가 다르면, 원칙적으로 임대차를 알리는 유효한 공시방법이 되지 못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금융사가 임차인의 권리를 선순위로 인정하고 그만큼 담보가치를 낮춰 대출한 뒤, 나중에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고 호수 불일치를 내세운 사정이 구체적으로 입증된다면 신의칙에 따라 그 주장이 배척될 여지는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사가 임대차 여부를 조사했거나 주소 불일치를 알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조사 시점과 방법, 조사 결과, 대출·담보가치 산정 경위 등을 살펴 금융사의 권리 행사가 신의에 반하고 정의관념상 용인하기 어려운 수준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따라서 단순한 임대차 조사만으로 배당이의를 막기는 어렵고, 금융사가 임차인의 권리를 인정한 채 대출했다가 사후에 이를 뒤집었다는 구체적 사정이 필요합니다.
참고: 대법원 1999. 9. 3. 선고 99다15597 판결 등; 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3802 판결 등;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다33224 판결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