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해솔군 바닷길에 식당과 부지를 함께 내놓은 장민호 씨는 중개사 김 대표를 통해 매수인 윤서 씨에게 “새 간선도로가 식당 앞을 지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매매계약을 맺기 전, 장 씨는 도로 노선이 식당에서 1.8km 떨어진 내륙 쪽으로 바뀐다는 확정 통지를 받았고, 윤 씨는 그 사실을 모른 채 7억 8천만 원에 계약했습니다. 계약 뒤 변경된 노선도를 확인한 윤 씨는 차량 유입이 달라질 수 있는 중요한 사정이 숨겨졌다며 계약 취소를 고민합니다.
매도인이 도로 노선 변경 사실을 알리지 않아 매수인이 계약했다면, 착오를 이유로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까요?
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착오가 있었다면 취소가 가능하지만, 단순히 매수인의 기대와 결과가 달라졌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매수인에게 중요했을 뿐 아니라 보통 사람도 그 사실을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정도의 사정이어야 합니다.
또 거래 경험상 상대방이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한 사정은 신의칙상 알려야 할 수 있습니다. 식당처럼 도로 접근성과 차량 유입이 영업에 큰 영향을 주는 매물이라면, 계약 전에 확정된 노선 변경을 알고도 알리지 않은 사실이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 씨가 변경 통지를 계약 전에 받았고, 윤 씨가 그 사실을 몰라 계약 판단에 착오가 생겼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취소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취소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통지 시점과 설명 내용, 매수인의 계약 동기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핵심은 ‘계약 전에 알고도 알리지 않은 중요한 사정’인지입니다.
참고: 민법 제109조 제1항; 대법원 1996. 3. 26. 선고 93다55487 판결; 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