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외곽의 작은 밭을 오랫동안 가꿔 온 서 씨는 예전 소유자 문 씨에게서 밭을 샀다고 주장했지만, 계약서 등 매매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등기명의인 한 씨가 밭의 반환을 요구하자 서 씨는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됐다고 맞섰고, 한 씨는 매매가 입증되지 않았으니 서 씨의 점유도 소유자처럼 한 점유가 아니라고 다툽니다.
매매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주점유의 추정이 깨져 점유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없게 될까요?
자주점유인지 여부는 점유를 시작하게 된 권원의 성질 등을 살펴 판단합니다. 다만 권원의 성질이 분명하지 않다면 민법 제197조 제1항에 따라 점유는 소유의 의사로, 선의·평온·공연하게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점유자가 점유권원이 자주점유였다는 점을 먼저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이를 뒤집으려는 상대방이 타주점유였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원칙은 점유자가 매매나 증여를 점유의 근거로 들었지만 그 사실을 인정받지 못한 경우에도 같습니다. 매매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자주점유의 추정이 저절로 깨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점유취득시효의 다른 요건까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타주점유를 뒷받침하는 사정을 입증하면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매매 입증에 실패해도, 그 사실만으로 점유취득시효 주장이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1983.7.12. 선고 82다708,709,82다카1792,1793 판결; 1983.9.13. 선고 83다카857,858 판결; 1983.9.27. 선고 83다카51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