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다가구주택에 살던 임차인 이수진 씨는 보증금 1억 6천만 원 중 경매 배당으로 1억 3천만 원만 돌려받았습니다. 이 씨가 이사하기 전 마쳐 둔 임차권등기는 경매 절차 중 법원의 잘못된 촉탁으로 말소됐고, 이 씨에게는 그 말소를 초래한 잘못이 없었습니다. 새 소유자 정민호 씨가 “등기가 없어졌으니 보증금도 끝난 것 아니냐”고 하자 이 씨는 남은 3천만 원을 청구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임차인 잘못 없이 경매법원의 착오로 임차권등기가 말소됐다면, 남은 보증금에 대한 대항력과 손해배상 청구는 어떻게 될까요?
임차권등기는 임차인이 이미 취득한 대항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담보적 기능이 있습니다. 따라서 보증금을 전부 배당받지 못했고 임차인에게 책임을 물을 사유도 없다면, 법원의 잘못된 촉탁으로 등기가 말소됐더라도 기존 대항력은 유지됩니다. 임차인은 새 소유자에게 미배당 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새 소유자에게 잔액을 청구할 수 있는 만큼, 미배당액만큼의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사정만으로 경매법원을 상대로 불법행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임차인 책임 없는 말소라면 대항력은 유지되지만, 잔액을 청구할 수 있는 이상 손해배상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참고: 부산고등법원 2006. 5. 3. 선고 2005나1760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