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상가에서 분식점을 하던 임차인 박서진은 채권자 오민석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했고, 오민석은 확정판결을 받아 박서진의 임대인 이정호에 대한 보증금반환채권에 압류와 전부명령을 받았습니다. 임대차기간이 1년가량 남은 때 이정호는 새 임차인 최나래에게 임차권을 넘기는 데 동의했고, 박서진은 이정호의 승낙 아래 열쇠를 최나래에게 직접 건넸습니다. 오민석은 이정호에게 보증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임대인이 압류 뒤 임차권 양도에 동의했다면, 채권자는 보증금반환채권을 바로 청구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압류나 가압류 뒤 임대인이 임차권 양도에 동의하면, 종전 임차인과 임대인의 임대차관계는 그 동의 시점에 끝나고 종전 임차인의 보증금반환채권도 그때 이행기에 도달한다고 보았습니다. 종전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목적물을 직접 돌려주지 않고 새 임차인에게 바로 넘겼더라도, 임대인의 동의가 있었다면 종전 임차인의 명도의무는 이행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종전 임차인과 새 임차인이 보증금을 새 임차인의 채무 담보로 삼거나 반환채권을 넘기기로 약정했더라도, 그 약정으로 이미 압류한 채권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임대인은 새 임차인이 나중에 연체한 차임을 종전 임차인에게 반환할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없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압류·전부명령을 받은 채권자가 임대인에게 전부금을 청구할 수 있고, 새 임차인의 이후 연체차임은 종전 임차인의 보증금에서 공제되지 않습니다. 참고: 대법원 1998. 7. 14. 선고 96다1720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