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 외곽의 창고용 토지를 사기로 한 박 씨는 계약금 4,200만 원을 지급했지만, 소유권 이전이 늦어지자 토지 일부에 자재를 보관하기 시작했습니다. 박 씨는 최 씨에게 기한 내 이전을 촉구하면서, 이행이 어렵다면 계약을 끝내고 계약금을 돌려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최 씨는 해제에는 동의한다고 답하면서도 박 씨가 토지를 사용한 기간과 관련한 정산을 요구했고, 중개사 김 대표는 두 통지의 조건이 같은지 살펴보게 됐습니다.
해제에는 동의하면서 사용료 정산을 덧붙인 답변도 기존 해제 제안에 대한 승낙일까요?
계약을 합의로 해제하려면, 서로의 의사표시가 객관적으로 같은 내용이어야 합니다. 상대방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조건을 붙이거나 내용을 바꾸면, 그대로 승낙한 것이 아니라 기존 제안을 거절하고 새로운 제안을 한 것으로 봅니다. 민법 제534조가 이런 경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 최 씨는 해제에 동의한다고 했지만, 계약금 반환과 관련해 토지 사용에 따른 정산을 요구했습니다. 따라서 박 씨가 제시한 내용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기 어렵고, 최 씨의 답변은 새로운 해제 조건을 제안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존 제안은 그대로 승낙되지 않아 실효되고, 새 조건에 대한 합의가 별도로 필요합니다.
참고: 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다4130, 92다4147 판결,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6다2490, 2506 판결, 민법 제534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