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외곽에서 커피 원두를 납품하던 이 사장은 정 씨에게 원두 400포대를 2,400만 원에 팔았지만, 정 씨는 절반만 갚았습니다. 남은 거래를 담보하려고 정 씨 소유의 작은 창고 부지에 저당권을 설정하면서, 등기부에는 피담보채권을 ‘원두 200포대, 환산금액 1,200만 원’으로 기재했습니다. 몇 달 뒤 땅을 산 박 씨는 1,200만 원을 변제공탁하고 저당권 말소를 요구했습니다.
등기부에 채권의 환산액이 적혀 있다면, 새 소유자는 그 금액을 공탁해 저당권을 말소할 수 있을까요?
저당권은 돈을 갚는 채권뿐 아니라 물건을 주거나 일정 수량의 물건을 지급하는 채권도 담보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물건 지급 채권은 이행할 수 없게 될 때 금전 손해배상으로 바뀔 수 있으므로, 등기할 때 그 채권을 돈으로 평가해 표시해야 합니다. 이 평가는 담보 부동산의 가치가 어느 정도까지 묶여 있는지 제3자에게 알려 거래의 안전을 지키려는 것입니다.
따라서 채권자는 새 소유자 같은 제3자에게 등기된 평가액을 넘어서 저당권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박 씨가 등기된 평가액 1,200만 원을 변제공탁했다면, 그 점을 근거로 저당권 말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저당권의 제3자 상대 효력에 관한 판단이므로, 원래 채무자와 채권자 사이의 거래관계까지 자동으로 정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1964. 9. 8. 선고 64다247판결, 부동산등기법 제143조
제3취득자에게 저당권의 범위는 등기된 평가액으로 공시된 한도 안에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