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에서 금속 간판을 만드는 공방을 운영한 임차인 박 씨는 작업장 옆 컨테이너에서 주문 상담과 제품 인도, 대금 정산도 해왔습니다. 계약이 끝나 퇴거 점검을 하던 날, 임대인 최 씨는 오래된 형광등 몇 개와 센서가 작동하지 않는 소변기를 가리키며 수리비를 요구했습니다. 중개사 이 실장은 계약서에 별도 수리 특약이 있는지 함께 살펴봤습니다.
공방에서 주문·인도 같은 영업도 했다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고, 오래 써서 고장 난 설비까지 임차인이 고쳐야 할까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적용 여부는 건축물대장에 적힌 용도만으로 정하지 않습니다. 사업자등록 대상 건물인지, 실제로 그 공간에서 영업을 했는지를 살펴봅니다. 제조·가공만 하는 장소는 영업용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지만, 제조와 함께 주문 접수나 제품 인도 등 영리 활동도 했다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은 계약이 끝나면 임차한 공간을 원상회복해 돌려주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통상적인 방법으로 사용하면서 생긴 마모나 노후화까지 모두 임차인이 복구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형광등이나 센서가 오래 사용한 탓에 자연스럽게 고장 난 경우라면 통상의 손모에 해당할 수 있고, 별도의 명확한 특약이 없다면 수리비는 임대인이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의 하급심 판단이 있습니다.
임차인에게 통상의 손모까지 부담시키려면 계약서에 부담 범위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거나, 임대인이 이를 설명하고 임차인이 그 내용을 분명히 알고 합의했다는 사정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계약서에 명확한 특약이 없다면, 자연스러운 노후화에 따른 수리까지 임차인 책임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참고: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다40967 판결; 민법 제654조, 제615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5. 31. 선고 2005가합1002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