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관평동 다온빌라에 사는 임차인 한서윤 씨는 임대인 문태호 씨와의 계약이 끝나자 보증금을 돌려받고 이사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서윤 씨의 채권자 오민석 씨가 임차보증금반환채권 전액에 대해 압류·추심명령을 받았고, 문 씨는 오 씨에게 보증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서윤 씨에게 먼저 집을 비우라고 요구했습니다. 중개사 윤 실장은 열쇠를 넘겨도 되는지 묻는 서윤 씨에게 보증금 반환과 주택 인도가 맞물려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증금 반환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임차인은 집을 먼저 비워줘야 할까요?
임대차가 끝나면 임차인은 집을 돌려주고, 임대인은 연체 차임 등을 공제한 나머지 보증금을 반환해야 합니다. 두 의무는 원칙적으로 동시에 이행해야 하므로, 한쪽이 자기 의무를 이행하거나 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상대방은 자기 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반환채권에 압류·추심명령이 내려져도 채권 자체가 채권자에게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채권자는 그 돈을 추심할 권한을 얻을 뿐이고,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동시이행을 요구할 항변권을 잃지 않습니다. 따라서 임대인이 추심채권자에게 보증금을 지급하거나 적법하게 이행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임차인은 집 인도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보증금 반환과 무관하게 계속 점유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며, 임대인의 이행 제공 여부와 공제할 금액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핵심은 추심명령만으로 임차인의 동시이행 항변권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참고: 「민법」제536조 제1항, 「민사집행법」제229조, 대법원 1998. 5. 29. 선고 98다6497 판결, 대법원 2001. 3. 9. 선고 2000다7349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