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강원도 산내면 청운사에서는 오래된 객사 건물을 고쳐 템플스테이 숙소로 쓰기로 했습니다. 신도 박 씨는 공사비 4,500만 원을 보탰고, 건물은 전통사찰인 청운사 명의로 등기됐습니다. 몇 해 뒤 신도회장 이 씨가 “신도들이 돈을 모아 마련한 건물이니 신도회가 관리해야 한다”고 나서자, 주지 스님은 사찰 재산의 관리 권한은 사찰에 있다고 맞섰습니다.
신도가 사찰 재산 마련에 큰돈을 보탰다면, 그 재산을 신도들의 공동소유로 보거나 신도회가 관리할 수 있을까요?
전통사찰로 등록돼 있고 독립한 사찰로서의 실체도 갖춘 사찰은 권리능력 없는 재단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사찰 명의로 등기된 재산은 사찰의 소유이며, 신도들이 창건이나 재산관리에 크게 기여했다는 사정만으로 신도들의 공동소유라고 보거나 사찰에 명의만 맡긴 재산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 전통사찰 재산의 관리권은 관련 법령에 따라 사찰 주지에게 맡겨집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신도회가 당연히 관리권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신도의 기여만으로 소유권이나 관리권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1991. 6. 14. 선고 91다9336 판결, 전통사찰보존법 제2조 제2호, 제5조, 제12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