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배달 일을 하는 정우진은 교차로에서 택시기사 강민호의 차와 부딪혀 자전거를 타던 오세라를 다치게 했습니다.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정우진과 강민호는 각각 1,2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오세라는 강민호에게서 1,050만 원을 받고 추가 배상을 청구하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정우진은 항소심에서 78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된 뒤, 자신 소유의 아파트에 강제경매가 신청된 것을 보고서야 합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공동 가해자 한 명과 피해자가 합의한 뒤에도, 다른 가해자의 확정판결을 근거로 경매를 계속할 수 있을까요?
공동 가해자들의 손해배상채무가 부진정연대 관계라면, 한 사람이 변제한 범위에서는 다른 사람의 채무도 소멸할 수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합의와 변제로 채권이 소멸한 사실을 알면서도 다른 가해자에게는 알리지 않은 채 이미 사라진 채권이 남아 있는 것처럼 소송을 진행해 판결을 받았다면, 그 판결로 다시 돈을 받아내려는 집행은 권리남용으로 허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서의 내용과 지급 사실, 피해자가 채권 소멸을 알고도 소송을 이어갔는지가 중요하므로 법원에서 구체적인 사정을 판단받아야 합니다.
정우진은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고, 경매 절차에 대해서는 집행정지를 신청해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집행을 멈춰 달라고 구할 수 있습니다. 합의금 지급과 추가 청구 포기 사실을 입증해, 이미 소멸한 채권에 기초한 집행인지 다투는 것이 핵심입니다.
참고: 대법원 1984. 7. 24. 선고 84다카572 판결, 민사집행법 제154조 제2항, 민사집행법 제46조 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