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씨는 대전 유성구의 한 아파트를 보증금 1억 8천만 원에 빌려 전입신고를 하고, 임대차계약서에도 확정일자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계약서에는 아파트 이름과 동·호수가 빠져 있고, “유성구 소재 아파트”라고만 적혀 있었습니다. 이후 집주인 최 씨의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가자, 채권자는 계약서에 집을 특정할 정보가 부족하다며 박 씨의 우선변제권을 문제 삼았습니다.
계약서에 아파트 이름과 동·호수가 없어도 박 씨는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으로 우선변제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우선변제권을 위해서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서의 확정일자가 필요합니다. 판례는 확정일자의 취지가 임대인과 임차인이 보증금 액수를 나중에 바꾸는 일을 막는 데 있다고 봤습니다. 주민등록처럼 임대차 사실을 제3자에게 알리는 기능까지 확정일자에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확정일자를 받은 계약서가 실제로 당사자 사이에 체결된 해당 임대차계약서라면, 아파트 이름이나 동·호수 기재가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확정일자 요건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박 씨는 전입신고 등 대항요건도 갖춰야 합니다.
계약서의 누락만으로 우선변제권이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계약서임을 확인할 자료를 함께 챙겨야 합니다.
참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 제3조 제1항;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다 799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