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가상 아파트 ‘푸른뜰’ 신축 공사에서 시행사 대표 윤서진은 시공업체 대표 장도현과 하자담보책임 기간을 2년으로 정해 계약했습니다. 시방서에는 특정 방수 자재를 쓰도록 했지만, 장 대표는 공사비를 줄이려고 다른 자재를 사용했고 그 사실을 윤 대표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준공 5년 뒤 옥상 누수 점검 과정에서 자재가 바뀐 사실이 드러나자, 윤 대표는 보수를 요구했고 장 대표는 약정한 2년이 지났다고 맞섰습니다.
수급인이 알리지 않은 자재 변경이 뒤늦게 발견됐다면, 담보책임 기간을 2년으로 줄인 약정에도 불구하고 보수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민법 제672조는 수급인이 담보책임을 지지 않기로 약정했더라도, 알고 있으면서 알리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책임을 면할 수 없도록 합니다. 대법원은 이 취지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는 책임 면제를 막는 데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책임을 완전히 면제한 경우뿐 아니라, 법에서 정한 기간을 줄이는 등 책임을 제한한 경우에도 수급인이 알고 알리지 않은 사실에 그 제한을 적용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면 책임 제한이 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사례처럼 시공사가 자재 변경을 알고도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단지 약정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하자담보책임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발견이 늦었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며, 시공사의 인지와 미고지 여부 등 구체적인 사실이 중요합니다. 책임 기간을 줄였더라도, 알고 숨긴 사실까지 그 약정으로 보호받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민법 제671조, 민법 제672조, 민법 제667조, 민법 제668조, 대법원 1999.9.21, 선고, 99다1903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