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솔시 공구거리에서 작업장을 운영하는 서 씨가 한 씨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하자, 서 씨 작업장에 있던 오렌지색 산업용 믹서기가 경매에 부쳐졌습니다. 믹서기는 사실 박 씨 소유였지만, 채권자인 한 씨는 경매에서 이를 낙찰받았고 매각대금 중 일부도 배당받았습니다. 뒤늦게 박 씨가 구매 영수증을 들고 찾아와 믹서기 자체를 돌려달라고 하자, 한 씨는 배당금과 낙찰 물건을 모두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졌습니다.
이 경우 박 씨는 배당금 대신 믹서기 자체를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요?
동산 선의취득은 점유자의 권리 외관을 믿고 거래한 사람을 보호해 거래의 안전을 지키려는 제도입니다. 요건을 갖춰 선의취득이 성립하면 낙찰자는 소유권을 취득하고, 전 소유자는 그 소유권을 잃습니다. 낙찰자가 나중에 마음을 바꿔 선의취득의 효과를 거부하고 물건을 반환하겠다고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한 씨가 채권자로서 받은 배당금과 경매에서 선의취득한 믹서기는 법률상 다르게 봅니다. 박 씨가 청구할 수 있는 부당이득은 믹서기 자체가 아니라 한 씨가 받은 배당금입니다. 박 씨가 임의로 믹서기를 반환받아 가지 않는 한, 한 씨에게 믹서기 자체를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선의취득이 성립했다면 물건 반환이 아니라 배당금 반환이 문제됩니다.
참고: 민법 제249조; 대법원 1998. 6. 12. 선고 98다680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