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에서 자재업을 하던 민호는 납품업체 오성자재에 대금을 갚지 못해 다른 채무까지 겹친 상태였습니다. 이혼 협의 뒤 민호는 부부가 살던 유일한 아파트를 수진에게 재산분할과 위자료 명목으로 이전했고, 며칠 뒤 오성자재는 등기부에서 소유권 이전을 확인했습니다. 매도 의뢰를 받은 중개사 한지연은 아파트 현관에서 수진에게 이전 경위와 이혼 합의서가 있는지 물었고, 수진은 서류를 쥔 채 난감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혼하면서 배우자에게 넘긴 아파트도 채권자가 사해행위로 취소해 달라고 할 수 있을까요?
재산분할은 혼인 중 함께 만든 재산을 나누는 성격에 부양의 의미도 더해진 제도입니다. 따라서 채무초과 상태에서 재산을 이전했더라도 재산분할이 상당한 범위라면 곧바로 사해행위로 취소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분할액이 정당한 범위를 크게 넘어선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면, 그 초과 부분은 취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분할이 지나치게 과도했다는 점은 채권자가 입증해야 합니다.
위자료 명목의 이전도 이름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채권자의 가압류 결정 하루 전에 채무자가 이혼하고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배우자에게 위자료와 양육비 명목으로 무상 양도해 무자력에 빠진 사례에서 사해행위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므로 재산분할의 실질과 범위, 이전 경위와 시점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재산분할은 상당한 범위인지, 위자료 이전은 채권자를 해치는 무상양도였는지가 관건입니다.
참고: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63516 판결; 대법원 1990. 11. 23. 선고 90다카24762 판결; 민법 제839조의2 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