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가람시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윤서진 씨는 비가 오면 진입이 어려운 좁은 길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시청 담당자는 길을 시에 기부하면 주변 농가가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포장하겠다고 했고, 시청도 그 조건을 알고 토지를 넘겨받았습니다. 그런데 시가 해당 부지를 배수시설 조성 구역에 포함하면서 길을 포장해 농가가 이용하게 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윤 씨는 기부채납 해제를 통지했습니다.
포장을 조건으로 이미 넘긴 토지도, 약속한 포장이 불가능해지면 되돌려 달라고 할 수 있을까요?
판결은 토지를 넘기는 쪽이 일정한 사용 편의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기부채납하고, 받는 쪽도 그 조건을 알고 받아들였다면 이를 부담부 증여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받는 쪽의 사업 추진으로 약속한 포장이 불가능해졌고, 증여자가 해제 의사를 통지했다면 기부채납을 해제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또한 부담부 증여에서는 상대방이 부담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증여가 이미 이행된 뒤라도 해제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건이 실제로 합의됐는지, 그 조건을 받는 쪽이 알고 수용했는지가 핵심입니다.
기부채납이 끝났더라도, 약속된 부담이 이행 불가능해졌다면 해제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참고: 광주지방법원 2006 4. 28. 선고 2005가단37999 판결; 대법원 1997. 7. 8. 선고 97다2177 판결 등